‘집단성추행’ 고대 의대생 실형

술에 취한 동기 여학생을 집단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고려대 의대생들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재판장 배준현 부장판사)는 지난달 30일 성폭력범죄처벌법상 특수준강제추행 혐의로 구속기소된 박모씨(23)에게 검찰 구형보다 높은 징역 2년6월을 선고했다.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배모씨(25)와 한모씨(24)에게는 각각 징역 1년6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범행 자체의 죄질이 무겁고 피해자가 6년간 지낸 같은 과 친구에게서 추행당해 충격과 배신감이 큰데다 사회적 관심이 집중돼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PTSD)마저 겪으면서 엄한 처벌을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또 "박씨는 피해자 상태를 확인하며 지속적으로 추행하고 자리를 옮긴 피해자를 쫓아가 추행하기도 했다"며 가장 무거운 형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재판과정에서 줄곧 무죄를 주장해온 배씨에 대해서는 추행 가담정도는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교내 양성평등센터에 보낸 e메일이나 진술, 범행 직후 피해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등을 토대로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배씨가 보낸 e메일은 자유로운 상태에서 직접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데, 재판에서 주장한 것처럼 옷을 내려줬다는 등의 내용이 아니다"라며 "배씨가 범행 며칠 뒤 피해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도 다른 동기의 잘못을 대신 사과하는 취지라기보다는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하는 취지로 읽힌다"고 판시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5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이들 3명에 대해 각각 징역 1년6월을 구형한 바 있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 등은 지난 5월 21일 밤 11시40분께 경기 가평 용추계곡의 한 민박집에서 동기인 A씨가 술에 취해 정신을 잃은 사이 가슴 등 신체를 만지고 휴대폰과 디지털카메라로 A씨의 몸을 23차례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A씨가 사건 발생 다음 날 경찰과 여성가족부 성폭력상담소 등에 피해 사실을 신고해 덜미를 잡혔다.

/[e-mail]조상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