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질문에 답하기 위해 본사는 지난달 27일 '제4회 국제보험산업 심포지엄'을 개최한데 이어 총 6회에 걸쳐 세계적 전문가들과의 심층 대담을 통해 독자들에게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고자 한다.
대담: 이승준 보험연구원 연구위원
"보험은 경제위기 상황에서도 잠재성이 큰 산업이다. 한국 보험사가 해외진출하려면 현지 시장조사를 철저히 하고 재정 상태를 견고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카렐 반 훌 유럽연합(EU) 연금보험본부 대표는 최근 서울 역삼동 리츠칼튼 호텔에서 열린 대담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유럽시장과 관련, 한·EU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이 양국 보험회사들에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건강보험과 연금상품, 자연재해 보험 등을 눈여겨 볼 것을 조언했다.
―유럽 재정위기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강타하고 있는데 향후 보험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나.
▲금융위기가 글로벌 경제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추측하기 어렵다. 금융위기 자체를 보면 금융시장에 투기가 많았다. 자금시장의 반응이 항상 유연한 것이 아니다. 실질적인 문제는 경제에 있다. 이것이 금융위기로부터 타격을 받았는데도 많은 유럽 국가의 경제가 여전히 강력한 이유다. 또 (경제위기 상황에서도) 사람들은 계속 보험에 든다. 의무적으로 드는 경우도 있고 화재보험같이 확실한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 드는 경우도 있다. 우리 보험산업은 성장 시기를 놓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게 맞다.
―앞으로 보험산업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돌파구가 될 만한 신성장 동력을 꼽는다면.
▲매일 신문을 펼쳐보면 경기침체, 국채위기, 채무불이행(디폴트) 얘기가 끊임없이 나오지만 여전히 낙관론을 유지하고 있다. 보험산업이 경제에 매우 중요한 부문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떤 산업이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상품을 내놓는다면 계속 성장할 수 있다. 문제는 그 산업이 은행처럼 뒤로 물러앉아서 빠르게 돈을 벌어들일 때 발생한다. 그것은 보험의 역할이 아니다. (세계 경기 불황으로) 보험산업이 예전만큼 성장하지 않아도 보험의 역할은 분명 잠재성이 있다.
―대표적인 장기 기관투자가인 보험사들은 어떤 투자 전략을 마련해야 하나.
▲보험, 특히 장기보험은 좋은 자산부채관리 상품이다. 우리는 장기보험 포트폴리오에 영향을 미치는 시장의 단기 변화 메커니즘을 찾아야 한다. 새로운 국채위기가 벌어지고 있는 유럽에선 이 같은 노력이 나타나고 있다. 국채자금을 계산하는데 이 같은 요소를 고려하는 것이다. 어떤 자산에 확신을 갖고 투자할 수 있겠는가를 말하긴 어렵다. 보험사가 할 일은 위험헤지(회피) 전략을 적용해 위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위험에 대비하는 것이다.
―세계 경기가 침체 국면에 들어서고 있는데 한국 보험사들은 어떤 해외진출 전략을 마련해야 하나.
▲성장하길 원하는 산업이라면 항상 기회를 찾는다. 한국 보험사들은 현지 산업이나 운영서비스를 인수해 해외진출을 꾀할 수 있다. 그러나 해외진출 이전에 시장을 조사하고 기반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 또 재정적으로 견고하지 못하다면 해외진출에 신중하라고 얘기하고 싶다. 완벽히 인식하지 못한 위험들이 많기 때문에 그 결과 발생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럽의 경우 보험소비자보호와 관련한 주요 제도는. 보험상품 불완전판매에 관한 이슈들이 있나.
▲피보험자를 보호하는 가장 좋은 메커니즘은 지불 능력 체제를 갖추는 것이다. 최악의 상황은 보험사가 지불 불능에 빠지는 것이다. 이 점에서 유럽은 전세계에서 가장 치밀한 지불능력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둘째로 좋은 규제를 마련하는 것이다. 잘못된 보험상품 판매로부터 피보험자를 보호하는 규칙 말이다. 유럽을 예로 들면 사람들은 일정 금액을 보험사에 지급할 때 보험사가 얼마를 커미션으로 떼고 얼마가 실질적으로 투자되는지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이 문제를 투명하게 하는 규칙을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유럽에는 연금구조(3층 구조 등)와 특별한 세액공제 제도 등이 존재하는가.
▲유럽에도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3층 연금구조가 있다. 예를 들어 1차로 국민연금이 기본적인 노후보장에 대한 보장을 하면 퇴직연금이 2차로 그 상품에 대해 보완하고 마지막으로 개인연금을 통해 나머지를 보완하는 구조다. 여기에 4층을 추가하고 싶다. 바로 개인 주택이다. 세액공제 제도는 사람들이 은퇴에 대비해 저축하도록 인센티브를 마련하는 차원에선 좋은 방법일지 모른다. 그러나 최선의 방법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세액공제 제도는 거시경제적 관점에서 돈이 많이 든다. 또 세금 관련 인센티브로 혜택을 받는 사람은 대부분 고소득자다. 연금이 가장 필요한 사람은 저소득자인데 말이다. 그래서 다른 메커니즘을 찾아야 한다.
―한국은 은퇴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 유럽의 은퇴시장에 대한 관심과 보험사의 준비는.
▲유럽에선 이미 몇 년 전에 이 문제에 직면했다. 우리는 이와 관련된 연금에 대해 지난해 '그린페이퍼'를 공개했다. 그리고 협의를 거친 뒤 올해 말 특정 행동에 관한 '화이트페이퍼'를 발표할 계획이다. 우리는 정책적 관점에서 연금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여러 대안적인 해결책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한 바구니에 달걀을 모두 넣는 것은 좋지 않다. 4층 구조를 종합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보험사의 경우 새로운 상품 개발이 중요하다. 특히 연령이 높은 사람들의 건강문제 등 특정분야에 집중한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좋다.
/정리=sjmary@fnnews.com서혜진기자
■ 카렐 반 훌 대표는 누구
카렐 반 훌 유럽연합(EU) 연금보험본부 대표는 유럽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알려진 회계·감사·회사법률 부문 전문가다. 그는 벨기에 금융위원회 법률부서에서 8년간 근무했으며 벨기에 회계기준위원회 첫 위원장을 지낸 바 있다.
EU에선 회계기준위원회 대표, 재무보고 및 회사법률 위원회 대표, 회계 및 감사 위원회 대표를 맡기도 했다.
EU를 대표해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C), 국제감사기준위원회(IAASB), 유럽금융보고자문그룹(EFRAG), 유럽증권감독위원회(CESR)의 금융 보고서 작성 실무그룹 등의 옵서버로 활동했다. 또 EU의 '2003년 회사법률 실천계획'을 준비하기 위해 꾸려진 회사법률 전문가 고위그룹의 대표를 맡기도 했다.
훌 대표는 지난 2004년 EU 보험 및 연금 국내시장 서비스 총괄본부장에 임명된 뒤 보험사 및 재보험사를 위한 새로운 지불능력 제도를 마련하는 임무를 맡기도 했다. 아울러 생명보험 및 비생명보험, 재보험, 보험조정, 자동차보험, 연금펀드 등과 관련된 작업도 진행 중이다.
/파이낸셜뉴스 fncast 박상만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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