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車 저당권 세탁 후 107대 불법 유통

저당권이 설정된 차량을 정상차량을 둔갑(속칭 부활차)시켜 시중에 유통시킨 혐의로 렌터카 회사 대표와 중고차 매매업자 등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 등으로 렌터카 회사 대표 박모씨(36)와 중고차 매매업자 등 3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폐업 직전인 렌터카 회사를 인수하거나 서류상으로 회사를 차려놓고 중고차 매매업자에게서 대포차를 지입한 뒤 저당이나 압류를 해제, 차량을 신규 등록하는 수법으로 차량 107대를 정상 차량인 것처럼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렌터카 회사가 폐업 신고를 한 뒤 번호판 반납 등 절차를 이행하지 않으면 관할 구청이 직권으로 차량등록을 말소하면서 저당권도 사라지는 제도상 허점을 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포차들은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이 할부로 구입했다가 대출을 받고 담보로 잡힌 차량으로 소유자가 빌린 돈을 갚지 못해 명의 이전 없이 중고차 매매시장으로 흘러 들어갔다고 경찰은 전했다.

대포차는 중고차 시장에서 정상 차량의 절반 가량 가격으로 매매되지만 이 같은 수법으로 불법 ‘세탁’과정을 거친 차량은 정상 가격에 유통된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렌터카 회사 주인들은 폐업 신고를해 저당을 풀어주는 대가로 중고차 매매업자들에게서 대당 50만~80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저당권을 갖고 있는 대부업자가 법원에 임의 경매를 신청해도 차량 소재가 확인 안돼 권리를 구제할 방법이 없는 상태”라며 “이 같은 수법으로 부활차를 만드는 경우가 업계에 만연해 있다”고 지적했다.

/[e-mail] 박인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