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흙’ 위에 그리다.. 동양화가 김경수 도자화전

정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10.18 17:10

수정 2011.10.18 17:10

종이에만 그림을 그리란 법은 없다. 동양화가 김경수씨(47)는 흙판 위에 그림을 그리고 새긴다. 흙으로 네모 반듯한 그림판을 만든 뒤 흙을 긁어내고 부조를 만들고 양각과 음각으로 형상을 세운 다음 색을 칠한다. 그렇게 그린 그림은 1250도의 불 속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형상과 색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의 작업이 캔버스 위에 그려내는 그림과는 또 다른 느낌을 주는 이유다.

이화여대 동양화과를 졸업한 김씨가 흙에 매료된 것은 10여년 전부터. 작가는 "대학에서 동양화를 배웠지만 어릴 때부터 흙으로 작업하는 조소(彫塑) 작업을 동경해 왔다"면서 "그러던 어느날 문득 흙 작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는 20일부터 26일까지 경기 남양주시 갤러리 와부에서 열리는 '도자화전(陶瓷畵展)-해와 달과 별'은 그의 네번째 개인전. 지난 1월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샌페드로 LS갤러리에서 '도자기'라는 타이틀로 개인전을 열어 잔잔한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김씨는 "현지 관람객들이 수공업적인 작업과 화려한 색감에 반한 듯하다"면서 "동양적인 아름다움에 경도되는 서양인들의 오리엔탈리즘도 일조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시 전시됐던 28점 중 절반 가까이가 팔려나가 작가 스스로도 깜짝 놀랐다고 한다.

'해와 달과 별'을 테마로 한 이번 전시회에는 지난 1월 미국에서 선보였던 작품 일부와 그 이후 최근까지 작업한 작품 등 40여점을 비롯해 1호 크기가 채 되지 않는 가로세로 13㎝의 소품 80여점도 함께 선보인다.
작가 김씨는 "이번 전시는 내년 초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다섯번째 개인전을 위한 전초전 성격이 강하다"면서 "궁극적으로는 작은 액자에 갇힌 작품이 아니라 건축에 옷을 입힐 수 있는 건축도자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031)521-6801

/jsm64@fnnews.com정순민기자

■사진설명 : 김경수 'Eclip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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