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일터·배움터·즐김터로 진화하는 산업단지] (하) 문화의 즐김터 QWL밸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10.30 18:28

수정 2014.11.20 13:04

한국산업단지공단의 QWL밸리 조성사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이른바 '즐김터' 즉 문화요소 확충 및 보육기능 향상이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이제는 일만 해서는 제대로 된 삶을 누릴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우리 산업단지에서 문화생활은 그다지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

산단공 산업입지연구소 조혜영 입지정책팀장이 올해 4월 QWL밸리 시범단지 4곳에 입주한 사업체 531곳의 근로자 146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태조사 결과, 문화생활 향유 기회는 매월 1회 미만이 94.5%였다.

구체적으로는 월 2∼3회 5.5%(81명), 월 1회 25.2%(368명), 2∼3개월에 1회 14.4%(211명), 부정기적 24.4%(357명), 거의 안함 30.5%(446명) 등이었다.

휴식공간과 놀이 공간 등 복지 편의시설도 전반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느끼고 있었다.
응답자들은 휴식공간에 대해 '가까이 있고 자주 이용한다' 20.3%(297명), '가까이 있으나 자주 이용 못한다'33.7%(498명), '먼 곳에 있다' 5.7%(84명), '없다' 40.3%(589명) 등을 선택했다. 놀이공간 유무여부를 묻자 '회사 내' 13.4%(196명), '회사 근처' 28.4%(415명), '없음' 58.2%(852명) 등으로 답했다.

산단공은 이에 따라 동아리지원, 문화순회, 공연, 문화센터 운영 등 근로자에게 다채로운 문화 혜택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전국 6개 산업단지에 운영 중인 문화센터 수강생들과 산업단지 입주기업 문화동아리가 배우고 익힌 실력을 뽐낼 수 있는 한마당 축제를 연다. 또 산업단지별로 의미 있는 날을 지정해 입주기업과 지방자치단체, 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음악회, 체육행사 등을 개최한다. 단지 내 공공건물 및 입주기업체 벽을 대상으로 벽화나 그래피티아트를 추진, 밝은 분위기의 환경을 조성하기도 한다.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하면 시간적·비용적 혜택도 준다.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에서 추진 중인 소외지역 문화순회사업을 산업단지로 확대했다. 협회는 오페라, 비보이, 난타, 국악 등 수준 높은 문화공연을 각 단지를 순회하면서 보여준다.

근로자의 육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서울디지털단지, 인천시 남동 인더스파크, 경기도 시흥 스마트허브, 광주광역시 사이언스밸리, 경기도 안산 스마트허브에 국공립보육시설과 공동직장보육시설을 설치했거나 설치할 예정이다.

산단공 조석 이사장은 "앞으로도 산업단지에 문화적 요소를 끊임없이 확충, 산업단지가 활력 넘치는 공간으로 새롭게 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 중 하나가 서울디지털산업단지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조성된 서울디지털산업단지는 양적·질적으로 급성장하며 도심형 산업단지로 탈바꿈했다. 굴뚝으로 상장되던 봉제, 섬유, 의류제조업에서 정보기술(IT) 업종으로 재편, 첨단 테크노 빌딩 숲으로 변신한 것이다.

'변화'는 '성장'을 가져왔다. 서울디지털단지는 10년 전에 비해 입주업체 수 17배, 아파트형 공장 수 20배, 취업자 수는 4배 확대됐고 생산은 30% 이상 증가했다. 서울디지털산업단지가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저규제, 저비용, 입지적 비교우위에 있다는 것이 지난 2007년 6월 삼성경제연구소의 평가다.

다만 토지 용도의 탄력적 운영, 지식기반산업 집적지구 확대 등 비제조업의 산업단지 유치, 민간투자 활성화를 위한 입지규제 완화는 아직 더 필요하다. 산업단지 내 편의시설과 문화시설 확대, 교통여건 개선 등 비즈니스에 유리한 환경 조성도 요구된다.


/jjw@fnnews.com정지우기자

■사진설명=한국산업단지공단의 그래피티 아트 경진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벽면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래피티 아트는 벽이나 화면에 낙서처럼 긁고 스프레이 페인트칠을 해 그리는 그림을 말한다.
유럽에서는 ‘거리의 예술’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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