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우리회사 성공 DNA는] (24) CJ GLS

조용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1.08 17:58

수정 2012.01.08 17:58

[우리회사 성공 DNA는] (24) CJ GLS

 CJ GLS는 국내 최초의 3자물류 전문기업이다. 지난 1998년 제일제당 물류개선실이 분사해 설립될 당시 자본금은 12억원, 임직원 수 206명의 중소기업 수준이었다. 그러나 창립 12년 만인 2010년에는 자본금 287억원, 직원 수 약 3200명, 매출액 1조4000억여원의 회사로 성장했다. 13개에 불과하던 고객사는 2년 뒤 100개를 돌파한 데 이어 지금은 800여곳에 달한다.

 CJ GLS 설립 당시는 3자물류의 개념이 아직 생소하던 시절이었다. 당시 교통개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화물자동차의 공차통행률(공차운행수를 총통행수로 나눈 비율)이 무려 40%를 웃돌았다. 10회 중 4회는 빈 차로 운행한다는 말이다. 대단위 물류센터가 활성화되지 못한 데다 체계적인 물류시스템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효율성이 극히 떨어졌던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매출액 대비 물류비 비중 역시 미국(7.5%), 일본(8%)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20%에 달하는 실정이었다.

 CJ GLS가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지고 물류 아웃소싱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바로 이런 부분을 공략해야 했다. 물류업계 후발주자였던 CJ GLS는 체계적이고 세밀한 물류시스템이 '무기'였다.

 CJ GLS 창립 당시 CJ제일제당에서 생산하던 제품은 총 3만여종. 이 상품들을 도·소매점, 대리점, 창고 등 1만4000여개 거래처로 매일 운반해야 했으며, 특히 신선도가 중요한 식품 종류가 많다는 특성상 배송시간을 준수해야 했다. 이를 위해서는 당연히 전국적인 네트워크와 체계적인 배송 시스템이 필수였다. 그렇게 쌓인 노하우가 지금의 CJ GLS만의 물류 노하우로 발전했다.

 CJ GLS는 컨설팅을 통한 물류비 절감, 물류서비스 향상이라는 전략을 효율적으로 구사해 국내 물류시장을 선도했으며 1999년에는 포워딩 위주의 국제물류사업과 택배사업에 진출해 종합물류기업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사업 초기에는 식품, 잡화 위주의 생활소비재에 집중됐던 물류대행 영역도 전자, 화학, 자동차 부품 등으로 확대했다.

 사업 초기부터 경쟁력의 기반이 됐던 섬세한 물류시스템도 지속적으로 발전시켰다. 2005년부터 물류전략연구소를 설립해 연구개발(R&D)에 힘을 쏟고 있으며 무선인식 및 유비쿼터스센서네트워크(RFID·SU +N) 연구팀을 갖추고 RFID 시스템을 현장에 적용한 국내 유일의 물류기업이다. 또한 전 세계 화물의 이동 흐름과 도착 예정시간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GCC(Global Control Center), 국내 물류 프로세스 흐름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으로 다양한 서비스 지표를 한눈에 파악해 대처할 수 있는 VMS(Visual Management System) 등 첨단 정보기술(IT) 시스템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물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2000년 시작한 택배사업에서도 3년 만인 2002년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으며, 현재는 국내 선두 자리를 넘보는 위치로 성장했다. 후발주자라는 약점에도 사업 진출 초기에 기존 택배사들이 포진한 개인고객 시장보다는 새로운 기업고객 시장 개척에 주력했으며, 당시 IT붐을 타고 급성장한 인터넷쇼핑몰과 무점포 유통업체 유치에 성공하며 급성장을 이뤘다.

 국내를 넘어 세계 물류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한 글로벌 사업 진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현재 국내 물류업체 중 최대인 12개국 25개 법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0년 기준으로 해외에서만 약 4500억원의 매출을 거둬들였다.

 2004년 중국 칭다오 사무소 개설을 시작으로 2005년 5월 칭다오에 '희걸청도물류유한공사'라는 단독법인을 설립하며 글로벌 진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후 2006년 3월 싱가포르 최대 민간 물류기업인 어코드사를 인수, 통합작업을 진행했으며 그해 6월 CJ GLS 아시아를 출범시켰다.

 이어서 미국과 멕시코에 법인을 설립하며 미주 지역에 진출하고 2008년 8월에는 말레이시아 물류회사 6개를 인수하며 국내 최대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도약했다. 지난해 7월부터는 업계 최초로 인도와 베트남에서 택배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CJ GLS는 아시아, 중국, 미주·멕시코의 3대 중심을 거점으로 12개국 25개 법인을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며 글로벌 물류네트워크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2013년 총 매출 3조원, 매출의 52%를 해외에서 달성하는 아시아 대표 글로벌 물류기업'에 이어 '2020년 매출 20조원의 글로벌 톱7 물류기업'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에는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커다란 전환점을 맞았다. CJ그룹이 대한통운 인수에 성공하며 국내 물류업계 1·2위 기업이 한솥밥을 먹게 된 것이다.
국내 최대 자산형 물류기업인 대한통운의 풍부한 인프라와 CJ GLS가 보유한 IT 및 공급망관리(SCM) 역량을 결합시켜 명실상부한 글로벌 리딩 물류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