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는 주변정세 및 남북 당국간 관계의 변화에 취약하고 중앙정부의 지원 미흡, 관련 인력 및 전문성 부족, 일회성·전시성 사업 추진 등 이를 하나로 묶어 지속적이고 일관된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시스템과 인프라가 취약하기 때문이다.
12일 통일부에 따르면 현재 중단돼 있는 지자체의 남북교류협력 사업과 관련, 정부가 조만간 문화·스포츠 분야를 중심으로 서서히 교류를 확대해 나가겠다는 방침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현재 북한과 겨레말큰사전 편찬, 개성 만월대 복원 사업 등 문화 사업을 일부 재개했다. 하지만 이를 정부 차원에서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추진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지자체의 남북교류협력 사업도 장기간 추진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지난해 여름 류우익 통일부 장관이 취임하면서 유연한 정책기조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향후 사업 재개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문제는 중복 투자와 비체계적인 지자체들의 남북교류협력사업을 본 궤도에 진입시킬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경기개발연구원 김동성 연구원은 "지자체의 남북교류 상호협력 시스템을 구축, 관련 사업의 체계성·효율성을 확립해야 한다"며 앞으로 이어질 남북교류의 복원 활성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맥락에서 지자체 남북교류 거버넌스 구축이 중요하고 시급한 현안 과제로 꼽힌다. 남북교류의 목적과 원칙, 방향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 각 지자체간의 유기적이고 체계적인 상호협력 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가령 지자체, 중앙정부, 민간단체, 국제기구, 기업, 지역사회 등 정책 네트워크를 구성해 상호 협력틀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자체와 대북지원 국제기구들과의 협력체계 구축은 지자체들의 새로운 개척 영역으로 지목된다. 양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이나 긴급구호 등 지역개발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등의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대북지원 민간단체들이 갖고 있는 북한사회의 정보력과 대북사업 노하우, 협상 창구와 교섭력 등은 지자체들이 민간단체와 협력해 반드시 활용해야 하는 자원들이다.
한편 지자체 남북교류협력사업에는 경기도, 강원도, 제주도, 인천시, 전라남도, 경상남도 등의 광역자치단체는 물론 상당수 기초단체들이 참여 중이다.
ktitk@fnnews.com 김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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