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대목을 노리고 앞다퉈 개봉한 한국 영화는 새판을 짤 수 있을까. 3차원(3D) 애니메이션 '장화 신은 고양이'의 위력은 어느 정도 될까. 톰 크루즈 주연의 '미션 임파서블:고스트 프로토콜'은 막판 뒷심을 발휘할까. 설 명절을 앞둔 영화관은 어느 때보다 바쁘다. 그럴수록 관객들은 '뭘 보면 재미날까' 즐거운 고민에 빠진다.
'슈렉' '쿵푸팬더'를 제작한 드림윅스의 신작 3D애니메이션 '장화 신은 고양이'의 기세가 만만찮다. 1주일 전부터 스크린에 걸린 이 영화는 개봉과 동시에 '미션 임파서블:고스트 프로토콜'의 독주에 제동을 걸고 호쾌한 출발을 알린 뒤 여전히 승승장구 중이다. 한때는 알아주는 영웅이었지만 지명수배자로 몰린 장화 신은 고양이의 인생 역전극. 교훈적인 스토리에 실감나는 캐릭터로, 설 연휴 온 가족이 즐길만한 영화다.
'미션 임파서블:고스트 프로토콜'은 거대한 폭발사건에 연루돼 위기에 몰린 조직의 명예를 되찾으려는 특수비밀요원 이단 헌터(톰 크루즈)와 그의 팀이 벌이는 액션극. 개봉 한달여 만에 관객 700만명 동원에 성공, 역대 외화 중 흥행 5위 자리를 꿰찼다. 신작에 밀려 박스오피스 순위는 내려앉았지만 흥행력은 여전하다. 톰 크루즈의 현란한 액션만으로도 버틸 만한 영화.
한국 영화는 4편의 신작이 설 명절 특수를 노리고 속속 상영관을 차지하고 있다. '석궁 테러사건' 영화로 만든 안성기 주연의 '부러진 화살', 황정민·엄정화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댄싱 퀸', 3개월 시한부 인생 엄태웅·정려원의 '네버 엔딩 스토리', 김명민의 땀으로 만들어진 '페이스 메이커' 네 편이 나란히 개봉했다.
'부러진 화살'은 대학입시 출제 수학문제의 오류를 지적한 뒤 해고된 김경호 교수의 법정 실화극이다. 김 교수 역은 안성기가 맡았다. '도가니'를 잇는 사회문제작이 될지 귀추가 주목되는 영화다.
'댄싱 퀸'에선 황정민의 코믹 연기가 볼 만하다. 우연한 선행으로 시민 영웅이 되고 TV 스타 변호사로 변신하면서 급기야 서울시장 후보까지 맡게 된 황정민과 한때 '신촌마돈나'로 불렸던 엄정화의 좌충우돌 스토리가 관객을 웃고 울게 만든다.
날 한시 시한부 판정을 받은 반백수 강동주(엄태웅)와 철두철미 은행원 오송경(정려원)의 '네버 엔딩 스토리'는 경쾌한 로맨틱 코미디.
외화 중엔 지난 주말 개봉한 '밀레니엄: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을 비롯,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2' '초한지' '셜록홈즈' 등이 설 연휴 관객을 공략한다.
'밀레니엄: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은 신념이 강한 기자 미카엘과 천재 해커 리스베트가 40년간 풀지 못한 재벌가 손녀의 살인사건을 조사하면서 그 뒤에 감춰진 비밀을 파헤치는 스릴러물이다. 스웨덴 작가 스티그 라르손의 베스트셀러가 원작. 숨 막히는 추리와 추격의 연속이다.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2'는 쥘 베른의 소설에 등장하는 신비의 섬 '아틀란티스'를 찾아나선 3D 액션 어드벤처다. 비행기보다 큰 꿀벌, 손바닥만한 코끼리 등 진귀한 크리처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예술영화로는 19일 나란히 개봉한 '자전거를 탄 소년' '신과 인간'이 눈길을 끈다. 자전거를 탄 소년'은 유일한 혈육인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보육원에 맡겨진 소년의 이야기다. '신과 인간'은 이슬람이 지배하는 알제리 산골 수도원을 배경으로 정치적 사건에 의해 생과 사의 갈림길에 직면한 프랑스 수도사 일곱 명의 고뇌와 갈등을 담았다.
ins@fnnews com 최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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