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자궁근종,자궁절제 없이 종양 없앤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1.27 13:29

수정 2012.01.27 13:29

하이푸 나이프는 자궁근종 종양의 위치나 크기를 영상으로 진단한 뒤 초음파를 고강도로 조사해 종양을 파괴한다.
하이푸 나이프는 자궁근종 종양의 위치나 크기를 영상으로 진단한 뒤 초음파를 고강도로 조사해 종양을 파괴한다.

 30대 중반에 결혼한 이모씨는 원하는 아기를 갖지 못해 한동안 스트레스를 받아오다 몇 개월 전부터 월경통이 심해지고 출혈도 많아 산부인과를 찾았다. 검진 결과 자궁에 선근종이 생겨 자궁절제 수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자궁을 절제하면 임신을 못한다는 사실에 고민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수술하지 않고 종양을 제거하는 '고강도 집속 초음파술'이 등장해 자궁절제를 하지 않아도 된다.

 '하이푸 나이프'라고 불리는 이 치료술은 간암과 자궁근종 및 자궁선근종 등의 양성종양을 수술 칼로 제거하거나 조직에 방사선을 쬐지 않고 초음파를 모아 간편하게 제거할 수 있다.


 강남베드로병원 종양치료센터 김태희 과장은 27일 "국내에서도 사이버나이프나 토모테라피와 같이 수술하지 않고 종양을 치료하는 비침습적 암 치료술이 시행되고 있으나 대부분 방사선을 이용하기 때문에 환자의 조직이나 기관에 방사선이 축적될 수 있고 암세포를 확실히 없애지 못하는 단점이 있을 수 있다"며 "고강도 집속 초음파술은 초음파를 병소에 집중시켜 열을 발생해 제거하기 때문에 주변 조직 손상이나 장기 손상이 없고 문제가 되는 암세포를 확실히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푸 나이프란

 하이푸 나이프는 현재 영국을 비롯해 일본, 이탈리아 등에서 사용하고 있다. 하이푸 나이프에 사용되는 초음파는 산전검사에 활용되는 종류이므로 인체에 무해하며 우리 몸을 쉽게 통과하는 특성이 있다.

 이 초음파를 돋보기로 햇볕 모으듯 모으면 열을 발생하게 되는데 여기서 생기는 60~100도의 열로 목표하는 종양을 3차원으로 구획해 조각조각 태워 괴사시키게 된다. 특히 암세포는 열에 취약해 보통 40도 이상이면 사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충칭의과대 웬지 첸 교수팀이 2011년 9월 국제치료초음파학회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자궁근종 증상이 있는 757명의 여성 환자에게 하이푸 나이프 치료를 실시한 결과 시술 받은 지 3, 6, 12, 24, 36개월 후의 근종 크기 감소율이 각각 31.2%, 58.5%, 70.3%, 82.8%, 89.7%로 나타난 것으로 보고됐다.

 하이푸 나이프는 외과수술에 따른 상처나 출혈이 없으므로 상처 감염에 대한 우려도 없으며 시술 후 바로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가능하다.

 김태희 과장은 "하이푸 나이프로 자궁종양을 치료할 경우 굳이 입원할 필요가 없으나 환자에 따라 통증이 있다면 하루이틀 입원해서 관리를 하게 되며 간암의 경우는 시술 전후 각각 3일씩 입원해 시술 전 검사를 하고 환자 상태를 살펴보게 된다"고 말했다.

 치료는 방사선에 의한 주변 정상 장기의 손상이 없어 원칙적으로 반복 치료가 가능하나 통상 한 번의 시술로 치료를 끝내게 된다.

 ■30~50대 자궁근종 흔해

 자궁근육에 생기는 물혹인 자궁근종의 경우 35세 이상 여성 10명 가운데 4~5명에게서 나타날 만큼 흔한 편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치료를 받는 환자 수도 꾸준히 늘어나 2005년 19만5000명이던 환자 수가 2009년에는 23만7000명으로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궁근종의 절반 정도는 증상이 없어 진행 정도를 관찰만 하면 되지만 월경과다에 따른 빈혈, 골반 통증과 월경통, 성교 시 통증 같은 동통이 심하다면 약물 치료나 수술 치료를 받아야 한다.

 임신 등을 위해 자궁을 보존해야 할 경우 지금까지는 호르몬 주사를 이용한 약물 치료나 종양만을 제거해 내는 근종적출술을 시행해 왔다.
그러나 호르몬 요법은 효과가 일시적이거나 부작용이 있을 수 있고 근종적출술은 재발률이 절반 정도 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여성이 자궁을 떼어내는 수술을 받아왔다.
월경과다와 월경통이 특징적으로 많이 나타나는 자궁선근종도 마찬가지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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