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현장르포)하이트맥주 강원공장을 가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2.12 13:00

수정 2012.02.11 13:19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하이트라인.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하이트라인.

지난 10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에서 버스로 2시간 만에 도착한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강원도 홍천군 도둔산자락 아래에 홍천강을 끼고 있는 하이트 공장은 16만평 규모로 마치 대학 캠퍼스 같다. 서울 영등포 하이트맥주 공장(1933년∼1998년) 터에서 옮겨 온 나무들로 꾸민 조경도 인상적이다.

1997년 8월 준공된 하이트 강원공장은 연간 65만kL의 맥주를 생산할 수 있는 아시아 최대 규모이다. 1년에 최대 6500만상자(1상자=500mL 20병), 하루 평균 320만병(최대 400만병)을 생산할 수 있는 자동화 설비를 갖췄다.

지난 1998년 6월 지어진 견학관 '하이트피아(HITEPIA)'에 들어서자 공장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반갑게 맞이 한다.
영상관, 시음관, 생산시설 견학로 등으로 이뤄진 하이트피아에는 연간 14만∼15만명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다. 산악회를 비롯해 부녀회, 대학생 동아리 등 다양한 사람들이 모두 무료로 이곳을 찾는다.

영상관에서 '하이트', '맥스(Max)', '드라이피니시d' 브랜드 영상을 감상하고 곧바로 견학을 시작했다. 전 세계 맥주관, 맥주역사관, 하이트진로 홍보관 등 볼거리가 다양하다.

본격적인 견학이 시작됐다. 맥주 제조공정을 둘러 보는 순간이다. 맥주는 주 원료인 보리가 저장된 거대한 사일로에서 시작한다. 저장된 보리의 싹을 내 건조시키면 맥아가 된다. 이후 맥아를 분쇄해 따뜻한 물을 넣고 가열하면 단맛의 맥즙이 만들어 진다. 이어 맥아즙에서 쓴맛의 탄닌 성분과 단백질을 분해하는 '자비' 과정을 거친다. 이후 냉각기로 급랭시켜 발효 과정(20일 이상 발효)을 거치면 맥주가 만들어 진다.

이곳 강원공장에는 발효·저장 탱크가 무려 108개에 이른다. 저장 탱크 1개의 저량 용량은 60만L로 성인 한 사람이 하루에 10병씩 마실 경우 330년 동안 마실 수 있는 양이다.

108개의 저장 탱크에서 발효가 끝나면 병이나 캔, 페트(PET)에 맥주를 주입한다. 주입 공정은 세균의 침입을 방지하기 위해 외부와 철저하게 차단돼 있었다.

맥주 용기로 가장 오래 사용되는 것은 역시 병. 전국에서 수집된 맥주병은 자동화 설비를 따라 1분에 1000병씩 선별기를 거쳤다. 병이 외부접촉 등으로 하얗게 변하는 현상(스커핑)이 기준 이상으로 진행된 병이나 변형된 병들은 6대의 폐쇄회로 카메라를 통해 걸러졌다. 합격 판정을 받은 병들은 35분간 세척과 살균을 거친다. 이들 병들에 맥주 주입이 시작된다.

완성된 맥주를 주입하는 8개 라인의 생산시설은 바쁘게 움직였다. 일부 생산 라인은 '클린 데이'여서 멈춰 있다. 전 공정이 컴퓨터시스템으로 이뤄져 사람은 찾아볼 수 없다. 오직 중앙통제실을 지날 때 생산 공정을 컴퓨터로 제어하는 직원을 볼 수 있었다.

하이트 강원공장의 최인호 공장장은 "1933년 조선맥주부터 79년 역사의 노하우로 이미 세계적인 수준의 맥주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과거에는 독일과 일본으로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돌아다녔지만 지금은 외국 양조 기술자들도 견학을 올 정도"라고 자랑했다.

그는 또 "맥주의 4대 요소(물·맥아·호프·효모) 가운데 맥주 맛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는 물"이라며 "이곳에서 생산하는 맥주는 1급수인 홍천강 물과 지하 암반수를 정화해 사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20여명의 연구원이 맥주를 개발하는 연구실을 지났다. 이곳 연구원들은 '아직 최고의 맛은 완성되지 않았다'는 신념으로 맥주 신제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었다.

최 공장장은 "현재 개발 완료 단계의 맥주 종류만 60개에 달한다"고 귀띔했다.


한편 견학이 모두 끝나자 홍천강과 도둔산을 바라볼 수 있는 시음장이 나왔다. 갓 생산해 낸 맥주를 직접 시음할 수 있는 곳이다.
1시간 이상 걸으며 견학한 탓일까. 갓 만들어낸 맥주여서 일까. 시원한 생맥주가 더 시원하게 느껴졌다.

sdpark@fnnews.com 박승덕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