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두 달 새 유형자산 처분을 공시한 상장사는 총 8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같은 기간 4건에 비해 2배나 증가한 것이다. 이 중 적자이거나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인 곳이 많았다. 이자도 못 갚는 열악한 재무구조를 갖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3·4분기 34억원 적자를 낸 케이지피는 지난 1일 보유 중이던 경기도 평택시 진위면 하북리 205-1 소재 토지 및 건축물을 범한판토스에 160억원에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회사 측은 "재무구조 개선과 제품생산 원가 절감, 기업 내부경쟁력 확보를 위해 처분한다"고 밝혔다.
진양홀딩스의 자회사 진양물산은 유동자금 확보를 위해 경남 양산시 소재 부동산을 165억원에 처분했다.
엔티피아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동화바이텍스에 기계장치 아쿠아 제트(Aqua Jet) 1식을 처분했다. 엔티피아는 지난 2008년 이후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전 대표이사 등의 횡령.배임 혐의로 상장폐지까지 거론됐던 로엔케이는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영업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충북 괴산군 청안면 부흥리 산 29-5 등 24억원의 부동산을 지이엠홀딩스에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로엔케이는 지난해 3·4분기 34억원의 영업적자를 내면서 5년째 적자 행진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엔케이는 운영자금을 마련하고자 9억9998만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도 추진 중이다.
배명금속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부산에 있는 50억원 규모의 토지.건물을 처분키로 결정했다. 이는 이 회사의 자산 대비 3.39%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우리들생명과학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사옥을 레드페이스에 353억원에 처분키로 공시했다. 문재인 테마주로 분류된 우리들생명과학은 지난해 3·4분기 30억원가량 적자를 냈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보유 부동산 매각공시에 주가가 크게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면서 "부동산 매각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이 부채 규모나 영업실적에 따라선 임시방편일 수도 있는 만큼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kmh@fnnews.com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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