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이 참 많은 우리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을 이끌고 있는 황성호 사장은 늘 분주하다. 1등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다. 또 다른 1등을 위해 도전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기 위함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올초 업계 최초로 100세 시대 자산관리본부를 출범시켜 '100세 시대'를 맞는 은퇴시장 선점에 나섰다.
광고 카피도 1등이 많은 증권사에서 100세 시대의 자산관리 방안으로 전면 교체했다. 또한 최근에는 해외로 눈을 돌려 유럽 국가에서 투자처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올해 증권업계는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져 수익성에 적신호가 켜져 있지만 황 사장은 헤지펀드 등을 비롯한 신규 비즈니스 분야에서 주도권을 잡고 위기를 헤쳐 나간다는 전략이다.
대담 = 차석록 증권부장
─유럽 출장 이유는.
▲유로존 위기를 맞고 있는 유럽 국가들은 과거 우리나라가 외환위기(IMF 사태)를 겪었을 때와 비슷하다. 당시 해외 자본이 국내 시장에 투자해 불과 몇 년 만에 막대한 수익을 올렸듯이 이를 반면교사 삼아 우리도 투자 수익을 올릴 투자처를 찾기 위해 그리스 등 유럽 몇 나라를 다녀왔다. 아직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우리금융그룹 차원에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가보니 이미 발 빠른 국내 투자자들이 유럽 국가에 직접 투자에 나서고 있었다. 외환위기 때의 경험이 성공투자를 할 수 있는 바탕이 되고 있는 것 같다.
─올해 투자은행(IB) 사업의 신규 비즈니스 계획은.
▲우리투자증권은 다양한 딜(Deal) 경험 및 시장개척 사례를 보유하고 있어 무엇보다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는 전통적인 인수영업의 경쟁력 강화와 함께 자문 및 자기자본직접투자(PI) 등을 지속적으로 육성해 선진 IB 모델을 완성할 예정이다. 미래형 사업으로 사모펀드(PE)사업과 펀드플레이스먼트에이전트 사업을 좀 더 적극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해외에 대한 여러 투자 사업도 우리나라 PE가 국내 또는 해외기관 및 전략투자가들과 협력해 좋은 투자 기회를 발굴하고 추가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앞으로 형성될 국부의 운용 측면에서도 IB의 이 사업은 확대돼야 한다. 여기에 최근 우리금융그룹과의 연계영업이 확대돼 시장경쟁력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고 판단된다. 회사채 인수부문에서는 작년에 신설한 채권신디케이션 팀의 역할을 더욱 강화하고 인수물 세일즈 역량을 보완할 예정이다.
─그룹시너지 효과는 어떻게 내고 있나.
▲우리금융그룹 계열은행의 IB사업 부문과의 공조를 통한 시너지 활성화를 적극 꾀하고 있다. 은행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IB 영업을 추진하고 실질적인 성과를 얻어내고 있다. 대표적인 공조 영업의 예는 작년 최대의 인수합병(M&A) 딜이었던 현대건설 매각 자문이다. 우리은행은 현대건설의 지분 7.46%를 보유한 대표 채권은행으로 워크아웃에 돌입한 현대건설의 새 주인을 찾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우리은행 기업개선단은 계열사인 우리투자증권 M&A팀에 협업을 제안했고 국내 M&A 업계 최고의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팀과 함께 매각대금 4조9600억원의 대형 랜드마크 딜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앞으로도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은행연계 실질 증권계좌의 활성화를 추진 중이다. 또 적립식 펀드, 방카슈랑스, 은행연계상품 소개 등 계열사 핵심상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향후에는 그룹 매트릭스 조직을 활용해 계열사 간 자산관리(WM) 및 IB공조영업 체제를 조성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할 계획이다.
─헤지펀드 투자 계획 및 전략은.
▲우리투자증권은 이미 지난 2008년부터 싱가포르에 헤지펀드 운용사를 설립해 글로벌 헤지펀드 시장에 진출했고 글로벌 플레이어들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재간접 헤지펀드 운용, 시딩투자와 같은 새로운 선진형 헤지펀드 비즈니스 전략을 추구해 왔다. 올해부터는 이런 경험들을 밑거름으로 해 시장을 확실하게 선점할 계획이다.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 부문에서 8개 운용사 중 5개 운용사의 프라임브로커로 선정된 점을 봐도 초기 시장에 성공했다고 자부한다. 다만 자만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에서 No.1 프라임브로커 하우스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헤지펀드 운용 전략은 과거 안정적으로 꾸준한 수익을 실현하고 있는 대체투자(AI) 모델을 적용할 계획이며 초기 운용 규모는 2000억원 정도로 시작할 예정이다. 이 중 절반 이상은 우리투자증권에서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 2년간 AI그룹은 어려운 시장 여건 속에서도 2010년과 2011년에 각각 26%와 17%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연내에 업계 최초로 아시아의 유망한 신생 헤지펀드를 대상으로 시딩투자를 하는 펀드를 싱가포르에 출범시켜 우리투자증권의 헤지펀드 비즈니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헤지펀드 산업에서 가장 앞서가는 1등 증권회사를 만들 것이다.
─올해 증시가 예상과 달리 상승세인데.
▲올해 주식시장의 출발은 나쁘지 않다. 작년 9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까지 하락한 코스피는 이후 10% 정도 반등한 상태다. 이는 글로벌 경기도 지난해 2.4분기 전후로 저점을 통과했다는 판단이다. 여전히 유럽 등의 위험요인이 존재하지만 이를 방어하기 위해 대부분의 국가가 양적완화와 경기부양책을 사용하고 있어 금융시장의 환경은 나쁘지 않다. 인위적인 경기부양책의 효과도 3~6개월은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글로벌 경기 모멘텀은 올 상반기까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주가가 좀 더 할증돼 거래돼야 함을 의미하고 이에 따라 내년 2.4분기까지 코스피지수가 2300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평소 자서전을 많이 읽는 까닭은.
▲자서전을 읽으면 저자의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다. 얼마 전 우연하게 김주희 복서의 자서전을 읽고 감명받아 직원들을 위해 강연을 부탁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챔피언에 오르는 등 역경을 딛고 일어선 모습이 좋았다. 기업이 수익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기업으로의 역할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정리=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황성호 사장은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은 서울 여의도 증권가의 대표적인 '일등주의자'다. 황 사장은 지난 2009년 우리투자증권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스스로를 '일등주의자'로 소개했을 정도다.
우리투자증권을 '일등'으로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지만 황 사장 부임 후 2년도 채 되지 않아 실제 우리투자증권은 총 26개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이제는 여의도에서 1위를 가장 많이 하는 증권사 하면 우리투자증권을 꼽을 정도다.
황 사장의 이 같은 의지는 금융투자 업무의 전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하지 않으면 해소되지 않을 태세다. 일단 50개 사업분야를 올해 목표로 세웠다.
황 사장은 임직원들과 대면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꿈'을 매번 강조한다. 꿈이란 것은 사람들에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원동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황 사장은 "꿈이 없으면 땀을 흘릴 수 없다"며 "'우리투자증권=일등 금융투자회사'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전했다.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 약력 △59세 △경북 경주 △경희고 △고려대 경영학과 △미국 코넬대 최고경영자 과정 △씨티은행 대금융기관담당 영업부장 △다이너스클럽카드 한국지사장 △씨티은행 소비자금융부 지역본부장 △아테네은행 공동대표 부행장 △한화 헝가리은행 행장 △씨티은행 북미담당 영업이사, 서울지점 이사 △제일투자신탁증권 대표이사 △PCA투자신탁운용 사장 △PCA아시아지역 자산운용사업부문 부대표 △금융투자협회 부회장 △(현) 우리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