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형주 시장은 지금이 투자 적기예요."
KB자산운용 해외운용부 김대영 팀장(38·사진)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해외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 많이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지금이야 잘나가는 펀드매니저지만 입사 초기만 해도 전혀 다른 길을 걸었던 그다. 지난 2000년 대한투자신탁증권으로 입사한 그는 신입사원 연수평가 1위로 제일 잘나가던 기업금융부에서 유상증자, 채권발행,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 그렇게 6년. 그는 2005년 여름 중대결심을 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 사직서를 내고 부인과 함께 1년간의 세계일주에 나섰던 것. 무모했던 도전 같았지만 당시 여행경험은 상품이나 운용에 큰 밑거름이 되고 있다고 한다.
대학시절 목표였던 펀드매니저의 꿈은 지난 2007년 하나UBS자산운용에서 펀드매니저로 일하면서 현실이 됐고 2010년부터는 KB자산운용에 둥지를 틀고 제2의 도약기를 맞이하고 있다.
그가 현재 운용 중인 펀드는 중국펀드, 중국본토펀드, 미국중소형주펀드 등으로 운용규모만 8000억원이 넘는다. 그중 규모는 가장 작지만 애착이 가는 펀드가 바로 KB미국소형성장주펀드다. 지난해 11월 2일 출시 이후 불과 4개월이 채 안됐지만 누적수익률이 15.02%에 이른다. 김 팀장은 "과거 경험으로 볼 때 성장둔화 시기는 대기업들이 활발히 인수합병(M&A)에 나서므로 성장성이 있는 소형 기업들의 경우 주가 상승률이 오히려 높았다"고 말했다. 실제 이런 예상은 적중했고 펀드에서 투자하는 기업 중 5곳이 이미 후지필름이나 오라클 등 굴지의 기업에 인수되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뛰었다.
그는 현재 미국 시장은 서서히 회복 중이고 신용등급 강등 등 부정적인 이슈가 노출된 지금이 바닥이라고 봤다. 미국의 성장성이나 잠재력, 큰 소비시장, 다양한 인재풀을 종합적으로 볼 때 제2의 구글이나 애플이 나온다면 미국시장에서 나올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김 팀장은 "과거 중국펀드 붐이 불 당시 초기 투자자는 수익을 거뒀지만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정점을 찍을 때 투자에 나서 고생했다"며 "어려울 때 투자하는 역발상 투자가 시장을 한발 앞서가는 투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본토시장을 예의주시하면서 유럽배당주에 투자하는 월지급식펀드와 선진국의 헤지펀드에서 다루는 상품들을 공모펀드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본부 내 아이디어맨으로 통하는 김 팀장은 회의석상에서 가장 활발하게 회의를 이끌어 나간다. "끊임없는 변화 속에서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자만이 살아남는 곳이 바로 펀드매니저의 세계다." 이 시대 펀드매니저를 꿈꾸는 이들에게 전하는 선배의 조언이다.
sykim@fnnews.com 김시영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