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에 신경 쓸 시간이 없다. '게임의 룰'이 바뀌는 반도체시장 환경에서 삼성 제품의 가치를 창조하기도 바쁘다."
6일 전동수 삼성전자 부품사업(DS)부문 메모리사업부 사장(사진)은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정기총회 참석 후 기자와 만나 일본 엘피다의 파산으로 인한 영향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전 사장은 "경쟁사(엘피다)를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 "우리 회사와 우리 제품 가치 창조하기도 바쁘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낸드플래시만 하는 도시바는 모바일 D램이 필요하고, 모바일 D램만 하는 엘피다는 낸드플래시가 필요한 한계를 갖고 있다"면서 "마이크론과 도시바가 모바일 D램을 가진 엘피다에 욕심을 낼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앞서 밝힌 산업적 논리와 달리, 각 정부와 채권단 논리는 다를 수 있다"면서 "어쨌든 마이크론이나 도시바가 엘피다를 인수하면 강한 경쟁사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 사장은 세계 반도체시장에서 '게임의 룰'이 바뀌고 있어 종합 메모리기업이 유리하다는 논리도 폈다.
그는 "반도체시장이 PC 중심에서 모바일 중심으로 바뀌면서 게임의 룰이 바뀌고 있다"며 "과거 PC중심 시장에서는 PC기업들이 나눠 먹기를 하는 식이었지만, 스마트폰시대에는 승자 독식시대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모바일시대에는 D램과 낸드플래시를 모두 하는 종합 메모리기업이 유리하다"면서 "메모리 콤비네이션으로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삼성은 장점이 많다"고 덧붙였다.
전 사장은 올해 시황을 한마디로 '예측 불허'라고 표현했다. 그는 "올해 시황은 예측 불허"라며 "과거 강한 자가 살아남는 시대였지만, 이젠 환경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자가 살아남는 시대가 됐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6개월 뒤 시황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면서 "통상적인 'M'자 커브를 감안할 때 올 2·4분기 이후 비수기에 접어들어 긴장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전 사장은 삼성전자와 애플 간 소송 여파에 대해 "우리가 아니면 안되게 만들면 된다"라고 짧게 답했다. 삼성전자가 독보적인 성능의 반도체를 만들어 팔면 애플도 어쩔 수 없이 살 수밖에 없다는 게 전 사장의 논리다.
그는 이어 "우린 특허와 무관하다"면서 "초경쟁에서 이기는 방법은 나에 대한 가치 창조"라고 부연했다.
전 사장은 중국 반도체 공장 건설에 대해 "중장기적인 차원에서 중국 투자를 추진하기 때문에 서두를 필요는 없다"면서 "아직 부지 선정도 안된 상태로, 중국 정부와 협의 중"이라고 들려줬다.
전 사장은 올해 투자를 시황변화에 따라 융통성 있게 진행한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투자는 전체 골격만 정하고 시기마다 시의적절하게 대응할 생각"이라며 "불확실성이 짙은 모바일 중심 시장은 예측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 사장은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부족 현상과 관련, "지난 2월에 끝난 걸로 본다"면서 "3월부터는 PC와 서버 제조사들이 HDD부족 임팩트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외에 전 사장은 올해 20나노미터(㎚) D램 비중에 대해 "시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보고 있다"며 "저전력 고성능 D램에 대한 시장 반응이 좋으면 20㎚ D램 비중이 빠르게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wyang@fnnews.com 양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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