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청약성적이 좋았던 지역이라도 고분양가일 경우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게 된 반면 미분양이 속출하는 지역에서 몸값을 낮춰 분양에 나서자 예상외로 선전하며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커져 앞으로도 분양가가 분양 성패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분양가… 결국 조건변경
지난 2일 경기 광교신도시에서 분양을 마감한 대우건설의 '광교 월드마크 푸르지오' 는 전체 물량의 절반가량이 미분양됐다. 그동안 분양훈풍이 불었던 광교에서도 위치가 좋은 알짜지구 분양으로 눈길을 끌었지만 고분양가로 349가구 분양에 절반가량인 171가구가 외면받아 평균 경쟁률이 0.48대 1에 그쳤다.
중소형인 84㎡B타입도 7가구가 미분양됐고 106㎡A타입은 68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108㎡A타입과 108㎡B타입도 각각 54가구와 42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비싼 분양가를 흥행 실패의 원인으로 분석했다. 광교 푸르지오 월드마크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평균 1470만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분양한 옆 블록(C1)의 '광교 호반베르디움'의 1280만원보다 190만원 비싸기 때문이다.
비슷한 평형대의 가격을 비교해보면 호반베르디움 107㎡의 분양가는 최저가 기준으로 4억6800만원이었다. 반면 대우 푸르지오 월드마크 106㎡의 분양가는 최저가 기준 5억9500만원으로 1억2700만원가량 비싸다.
저조한 분양성적에 시행사인 MDM 측은 결국 청약 당첨자 계약 이후에나 실시하는 조건 변경을 계약 전으로 당겼다. 발코니 무료확장과 붙박이장 무료 제공, 중도금 이자 후불제를 적용, 몸값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몸값 낮춰 예상외 선전
반면 지난 6일 인천 송도에서 분양한 주상복합아파트 '송도 아트윈 푸르지오'는 청약결과 총 604가구 모집에 825명이 접수해 평균 1.3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분양 취소 사태까지 빚으면서 급속도로 침체됐던 송도에서 예상외의 선전을 한 것이다.
전용면적 106㎡H는 6가구 모집에 24명이 몰려 최고 경쟁률 4대 1을 기록했다. 이 같은 예상 외의 선전은 몸값을 낮춘 '착한 분양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송도 아트윈 푸르지오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1155만원에 책정돼 지난해 송도국제업무단지에서 분양된 다른 단지와 비교해 분양가가 3.3㎡당 평균 100만~150만원이 싸다.
동시에 분양한 송도 더샵 그린워크2차 역시 저렴한 분양가를 내세우면서 643가구 모집에 739명이 몰려 1.1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같이 분양가가 분양성패를 좌우하는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에이플러스리얼티 조민이 팀장은 "보금자리주택 공급과 평균분양가 하락이 계속되고 있어 당분간 브랜드보다는 분양가가 분양성패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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