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노인층 일자리 창출을 위해 도입한 실버사원제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실버사원제는 LH가 지난해 공기업 최초로 도입한 것으로, 재취업 기회를 잡기 힘든 60세 이상 노인들을 실버사원으로 채용, 임대아파트 관리 도우미 역할을 하도록 한 재취업 프로그램이다. 당시 LH는 일할 능력은 있으나 재취업 기회를 잡기 힘든 고령인력을 부족한 임대주택 관리인력으로 활용하면 노인일자리도 창출하고 부족했던 임대아파트 관리 인력도 충원하면서 임대아파트 입주민 주거만족도도 높일 수 있어 일석삼조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에서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지난해 이어 올해도 2000명 활동 8일 LH에 따르면 2012년 실버사원으로 선발된 2000명은 오는 16일부터 오는 11월까지 8개월 동안 전국 657개 단지 51만여가구의 LH 임대아파트단지에 배치돼 임대상담, 입주자 실태조사, 단지 내 시설물 안전 및 순회점검, 취약세대 지원 등 임대아파트 관리업무 도우미 역할을 하게 된다. 지난해에는 6개월 동안 근무했지만 근무기간이 짧다는 의견을 수렴해 올해는 동절기를 제외한 11월까지로 근무기간을 2개월 연장했다. 또 급여도 지난 2010년 월 50만원에서 60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이에 따라 실버사원들은 거주지 인근 LH 임대아파트 단지에서 하루 5시간씩 주5일 동안 근무하고 월 60만원의 급여를 받게 된다. 올해 선발된 실버사원은 남성과 여성의 비율이 각각 67%대 33%이며 연령대는 60대가 76%, 70대 23%, 80대 1%의 비율로 구성됐다.
■취업 만족도 높아 경쟁률 치열 LH의 실버사원 채용은 영세 입주민에 대한 공공서비스를 높이면서 사회경험이 풍부한 노인층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측면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실제 지난해 실버사원으로 선발된 한 분은 "은퇴 전 경력을 살려 단지 내 시설물을 전문가처럼 점검하고 외로운 어르신들에게 친구처럼, 동생처럼 말벗이 돼 드리려 노력했다"며 "돈보다도 내가 아직 남을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실버사원 한 분은 "사업에 실패한 이후 크게 절망했었는데 매일 출근할 곳이 생기니 무엇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는 용기가 생기더라"며 LH 측에 감사의 말을 표했다. 이 때문에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4일 동안 진행된 실버사원 2000명 모집에 총 2만2107명이 응시해 평균 1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공기업 최초 실버인력 채용 LH의 실버사원 채용 사업은 임대아파트 단지 주민들도 큰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어 공기업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으로 손꼽히고 있다. LH가 지난 2010년 실버사원 운영성과를 평가하기 위해 코리아 리서치에 의뢰해 '실버사원 만족도'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종합만족도가 77점으로 상당히 높게 나타났다. 부문별로는 건강 만족도가 80.5점, 사회적 만족도 77.8점, 경제적 만족도 69.8점이었다. 또 실버사원 채용 전후 삶의 만족도는 채용 전 34.2%에서 채용 후 70.5%로 무려 두배가 넘게 상승했다. 이는 고령자들이 근로활동을 통해 삶의 질이 대폭 향상됐다는 것을 보여줬다. 실제로 전체 실버사원 중 89.4%가 근무연장을 희망했다. LH는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2010년도 여성가족부가 선정한 공공기관 유연근무제 시범운영기관으로 지정됐으며, 지난달 29일 이지송 LH 사장은 고용노동부로부터 열린고용 리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지송 LH 사장은 "실버사원 채용이 어르신들에게 일자리뿐만 아니라 삶의 활력과 자신감까지 제공하는 인생 2막의 힘찬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며 "실버사원 외에도 고졸사원을 포함한 신입직원 500명, 청년인턴 500명 등 총 3000명을 채용해 일자리 창출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wkim@fnnews.com 김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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