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L 제공> |
함누리에게는 연장에서의 5분이 지옥과 천당을 오간 순간이나 다름없었다.
인천 전자랜드는 지난 8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11-2012 KB국민카드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부산 KT를 81-79로 꺾고 원정에서 귀중한 첫 승을 올렸다.
이날 함누리는 전자랜드가 70-69로 앞서있던 4쿼터 종료 1.6초를 남겨놓고 조성민에게 파울을 범하며 그야말로 ‘역적’이 되는 분위기였다. 조성민의 정규리그 자유투 성공률은 무려 92.25%로 이는 KBL 전체 1위에 해당하는 기록. 이변이 없는 한 KT의 승리가 눈앞까지 다가온 상황에서 함누리를 고개를 푹 숙이고 말았다.
그러나 운명의 장난이었을까. 조성민의 자유투 2구째가 림을 돌아 나오며 경기는 연장으로 흘러갔고 결국 전자랜드가 접전 끝에 짜릿한 첫 승을 올리는데 성공했다.
플레이오프는 ‘경험’의 유무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실제 이날 경기에서도 양 팀의 루키 함누리와 김현민은 경험 미숙을 드러내며 아쉬운 경기를 풀어갔다.
김현민은 박상오와 송영진이 모두 5반칙으로 물러난 가운데 젊은 패기를 앞세워 리바운드에 적극 가담, KT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골밑에서의 결정적인 이지슛 기회를 두 번이나 실패하며 팀이 추격 내지는 앞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특히 송영진-박상오의 이날 활약이 무척이나 고무적이었다는 점에서 KT로서는 아쉬움이 더 클 수밖에 없었다.
함누리 역시 약 11분간 코트를 누볐지만 2개의 야투를 모두 놓치는 등 기록지에 아무런 성과를 남기지 못했다. 특히 조성민의 2구째 자유투가 들어갔다면 난타전 양상에서의 패배로 인해 전자랜드로서는 자칫 치명적인 사기 저하로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함누리는 경기 직후 자신의 SNS를 통해 한숨을 쓸어내리며 자신을 ‘럭키가이’라 표현한 뒤 팀을 승리로 이끌어준 노장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해 눈길을 모았다.
함누리의 언급대로 이날 승리는 결국 전자랜드의 두 노장 문태종-강혁이 합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태종은 이날 무려 34점을 퍼부었고 결정적 순간마다 던진 3점슛은 여지없이 림을 갈랐다. 강혁 역시 7점 6리바운드 7어시스트의 활약을 통해 ‘플레이오프 사나이’로서의 진면목을 과시했다.
특히 문태종-강혁이 경기 종료 1분여를 남겨놓고 보여준 두 차례의 투맨 게임은 전자랜드 쪽에 승부의 추를 완전히 기울게 만든 결정적인 장면으로 두 노장의 ‘클래스’가 여지없이 입증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6강 플레이오프는 이제 막 한 경기를 마쳤을 뿐이다. 노장들의 활약이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젊은 선수’들이 얼마나 위축되지 않고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느냐가 플레이오프 최종 결과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yuksamo@starnnews.com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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