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을 7.5%로 설정했지만 1·4분기부터 성장률이 8%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수출·생산·투자·소비 '바닥 행진'
11일 중국 정부와 언론 등에 따르면 중국의 2월 무역수지 적자액은 314억8000만달러(약 35조2200억원)로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지난 1990년 이후 가장 컸다. 앞서 1월 수출은 0.5% 감소하며 지난 2009년 11월 이후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무역부문 경고음과 함께 올 들어 산업생산과 투자 및 소비지표도 줄줄이 바닥치를 경신했다.
1~2월 산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4%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12.8%는 물론 시장예상치 12.3%를 밑도는 것이다. 증가폭은 지난 2009년 7월 이후 가장 작았다.
1~2월 사회소비품 소매판매액(소비)은 3조3669억위안(약 597조29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7% 증가했지만 이 역시 최근 12개월래 최저치였다. 같은 기간 고정자산투자(농업 제외)는 21.5% 늘었지만 지난 2002년 말 이후 최악의 실적이었다.
■1·4분기 성장세 7%대 전망
씨티은행은 지난 9일 올 1·4분기 중국 경제 성장률이 8%까지 낮아지거나 그 이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상하이증권 거시분석사 후위에샤오는 중국 경제의 가장 중요한 동력인 투자가 10년래 저점을 기록했다며 중국 경제가 확실한 성장 위축기로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성장에 대한 불안심리는 금융지표에서도 나타나 지난달 단기성자금 지표인 어음융자 수요가 급증했다.
지난달 위안화 대출 증가액 7107억위안(약 126조700억원) 가운데 어음융자 규모는 1106억위안(15%)으로 2009년 4월 이래 최대였다. 이에 비해 일반대출은 실물경제의 위축 가능성에 따른 유효수요 부족으로 전달 대비 1300억위안 정도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광다은행 수석거시분석가인 성홍칭은 "향후 경기전망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들은 2~3개월 운전자금을 더 원할 뿐 신규투자나 재투자, 확대투자 자금 조달은 꺼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플레 우려 낮아 2·4분기 반등?
그러나 2·4분기 이후부터는 경기회복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국제유가가 변수이긴 하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이 떨어져 중국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 인하, 기준금리 인하 등 적극적인 부양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작년 동월 대비 3.2%로 전달의 4.5%에서 크게 둔화됐다.
특히 주목할 것은 기업들의 공장 출고가격인 생산자물가지수(PPI). 지난달 PPI는 작년 동월 대비로 변동이 없었지만 전달 대비로는 0.1% 상승, 5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제조업 수요가 회복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여기에 올 하반기 10년 만에 지도부 교체를 맞는 중국 당국은 적극적인 재정정책에 나설 전망이다. 특히 오는 14일 양회 폐막 전에는 경기 활성화 및 경제구조 전환 촉진대책 등이 가시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장핑 주임은 최근 "성장 둔화는 수요공급의 모순과 물가압력을 풀어줄 수 있으며 경제구조 개혁의 기회를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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