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무렵 서울 광화문 광장을 걷노라면 어디선가 잔잔한 음악소리가 들려온다. 한가한 저녁 시간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음악소리는 바로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건너편 KT 건물 1층의 '올레스퀘어'에서 흘러나오는 것이다.
KT가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10년 광화문지사 1층에 마련한 올레스퀘어는 공연장, 카페, 정보통신기술(ICT) 체험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시민 누구나 부담 없이 들러 휴식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원목 느낌으로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한 것이 특징이다.
올레스퀘어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KT 홍보실 CSR팀 김치현 과장(사진)을 지난 8일 만났다.
김 과장은 "공연장의 경우 올레스퀘어 전신인 KT아트홀 시절부터 치면 거의 3년간 운영 중인데 그동안 30만명 정도가 관람한 것으로 집계됐다"면서 "최근에는 단순 공연뿐만 아니라 연주자들과 관객이 음악에 관해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토크 콘서트 형태를 도입해 더 재밌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웃었다.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인 만큼 올레스퀘어 운영으로 수익은 없다. 관객 입장료 1000원은 전액 기부금으로 전환돼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술비 등에 쓰인다. 실제 공연에는 1인당 5만~6만원이 드는데 이 비용은 KT가 전액 부담한다.
김 과장은 "시민들이 1000원이라는 상징적인 입장료를 내면 공연을 통한 행복과 기부의 보람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며 "공연 수익금으로 지금까지 약 60명의 청각장애인이 수술을 받았다"고 말했다.
공연은 매주 목~일요일 저녁 시간에 시작한다. 평일에는 재즈 음악이 주류를 이루고 주말에는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아카펠라류의 공연으로 구성했다.
특별한 이벤트도 마련된다. 정기적으로 프러포즈 이벤트 등을 신청받아 공연장 활용도를 다양화했다.
사회공헌사업이지만 기업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이 된다. KT는 공기업 이미지가 너무 강해 젊은이들을 주로 상대하는 통신사업에 제약으로 작용할 때가 많다.
김 과장은 "올레스퀘어에서 최신 제품 체험이 가능하기 때문에 언제나 청소년, 젊은층의 방문이 끊이지 않는 편"이라며 "억지로 광고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홍보 효과도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공연 위주로 프로그램이 짜여 있었던 것을 이제는 강연 등을 섞어 더 알찬 프로그램을 꾸릴 계획이다.
김 과장은 "지금까지는 90%가 음악공연으로 채워졌는데 올해 4분의 1 정도는 명사 초청 강연회 등으로 꾸밀 계획"이라며 "팍팍한 일상에서 위로받고 싶은 사람 누구나 올레스퀘어를 찾아 편안한 감성을 채우고 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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