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3일 "금융회사들이 서민대출을 줄이면 서민경제가 급속히 악화되는 악순환이 야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정권 말에 접어들면서 금융기관들이 각종 서민대출을 줄이고 있는 데 대한 경종의 의미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또 "정부는 서민금융제도가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지 다시 한번 점검해서 보다 편리하게 또한 적기에 집행될 수 있도록 보완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해 서민금융제도에 대한 종합 보완대책을 내놓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파이낸셜뉴스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공동 주최로 정부와 서민금융 등 관계자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2012 서민금융포럼 및 서민금융대상' 시상식 축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축사는 곽승준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이 대독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가계부채가 늘면서 서민금융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면서 "금융회사 관계자 여러분께서도 각별한 관심을 계속해서 기울여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는 금융회사들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서민금융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또 "세계 경제위기로 모두가 어렵지만 그중에서도 서민들의 삶이 가장 어렵다"며 "이 때문에 빠르고 저렴하게 제공하는 서민금융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하루하루 생업에 바쁜 삶을 살다 보면 서민금융제도의 존재를 모르는 분들도 많다"면서 "정책 당국자들과 현장 실무자들은 꼭 필요한 분들이 서민금융을 이용할 수 있도록 홍보에도 더욱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서민경제는 국민 경제의 온돌"이라며 "서민의 삶이 편안해야 사회 전체가 따뜻해지고 경제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면서 "정부는 서민정책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각종 정책을 추진해 왔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신용이 취약한 저소득층의 금융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미소금융, 햇살론, 바꿔드림론 같은 서민금융을 마련했다"면서 "이를 통해 긴급한 생활자금과 사업자금을 제공하고 서민들이 악성 사채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추경호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정부는 서민금융지원 시책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현장에서도 정책이 취지에 맞게 운용되고 있는지 점검해 나갈 계획"이라며 "이달 중에 1박2일 일정으로 전국의 서민금융 현장을 직접 방문해 정책 추진상황을 심도 있게 살펴보고 이번에 파악된 문제점과 의견을 바탕으로 필요한 제도개선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추 부위원장은 "그동안 제도권 금융기관들은 서민금융지원을 사회적 책임이나 시혜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온 측면이 있다"면서 "하지만 중산층을 포함한 서민대상의 금융서비스 제공은 금융회사 본연의 핵심업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서민금융을 단순히 사회공헌 차원에서의 자금지원이라고 인식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금융기관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했다.
추 부위원장은 "앞으로 정부는 금융제도와 관행을 개선해 서민들의 자금조달 비용을 지속적으로 경감해 나갈 계획"이라며 "미소금융 등 서민우대금융 제도를 보강하는 한편 서민들이 보다 쉽게 필요자금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향후 자활제도 보강, 신용관리교육 강화 등 서민들의 경제활동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대책도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별취재팀 김홍재 팀장 안승현 홍창기 이세경 이설영 이보미 황상욱 김영권 김호연 예병정 서혜진 박소현 김유진 기자 사진=서동일 김범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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