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659만대 이상의 차량을 판매해 GM, 폭스바겐 등에 이어 세계 시장 5위를 점유하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해 판매목표를 700만대로 늘려 잡고 유럽에서는 i30과 i40 등을 전략 모델로 삼아 시장공략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13일(현지시간) BMW그룹의 2012년 연례 기자회견에서 BMW그룹의 이사회 멤버이자 연구개발(R&D)담당 총괄 사장인 헤르베르트 디이스는 "현대기아차가 유럽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는데, BMW에 위협적인 상대로 보는가"란 한국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BWM와는 10년의 기술격차가 난다"고 답했다.
디이스 사장은 또 최근 기아차가 출시한 대형 세단인 K9에 대해 "디자인이 BMW의 모델과 비슷하다"고도 지적했다.
디이스 사장의 이 같은 발언은 BMW가 현대차의 성장에 긴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번 BMW의 연례 기자회견에서 이안 로버슨 BMW그룹 세일즈마케팅 총괄 사장은 "현대차의 유럽 시장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는 급성장하고 있는 기업이다. 특히 대량·대규모분야에서 성장하고 있다"며 "BMW 입장에서는 현대차를 포함한 모든 경쟁사를 얕보지 않는다. 미래전략을 개발하는데 모든 경쟁사를 주시한다. 그러나 우리는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BMW는 프리미엄 자동차를 추구하는 '럭셔리 전략'을 펼치고 있는 반면, 현대차는 대량판매 중심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어 기술적인 측면에서 격차가 벌어져 있지만 잠재적 경쟁자로서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편, 디이스 사장은 "한국 부품업체들이 BMW의 전체 부품구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미만이지만 환율을 감안할 때 한국 부품을 사는 것이 유리하다"며 한국 업체들의 부품구매를 확대할 의사를 비쳤다. 다만, 그는 "일부 한국 부품업체들은 재벌 계열사들이어서 문화가 다르다"며 BMW가 한국 부품을 구매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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