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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경선방법 바꿔 승리 도둑 맞았다" 반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3.16 14:08

수정 2012.03.16 14:08

박형준 "경선방법 바꿔 승리 도둑 맞았다" 반발

"국민경선단이 자신의 손으로 후보를 결정한다는 생각에 외국 출장 계획들도 연기했다고 하는데..."
박형준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16일 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공천위)가 부산 수영구에서의 당내 총선후보 경선방식을 '국민참여경선'(직접투표)에서 갑자기 '여론조사'로 바뀐 것에 대해 서울 국회 기자실을 찾아 "경선 승리를 사실상 도둑 맞았다"며 강력 비판했다.


박 전 수석은 "새누리당의 공천이 새꼼수 공천이 되고 있다. 새누리당 공천 과정이 무원칙과 오만으로 망가지고 있다"면서 "도덕성 우선의 공천, 시스템 공천이라는 원칙은 날아가고, 가장 비도덕적인 밀실 공천의 폐해만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저희 부산 수영구 국민참여경선을 하루 이틀 앞둔 어젯밤 갑자기 중앙당 공천위로부터 '현재 진행 중인 국민참여선거인단대회는 완전 중단되며, 여론조사경선으로 전환하여 진행한다'는 결정을 일방적으로 통보 받았다"면서 "이미 내일 토요일 경선에서 실시할 후보자 합동유세(정견발표) 순서까지 추첨 결정한 뒤였고, 1500명의 선거인단을 모두 발표하고 통보하여 선거운동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박 전 수석은 "자신의 손으로 후보를 결정한다는 생각에 외국 출장 계획도 연기하고 중요한 약속도 다 미루면서 기다리던 1500명의 국민참여경선단의 입장에서는, 느닷없는 중앙당의 일방 통보가 황당하고 기가 막히는 노릇"이라며 "복싱 경기가 한창 막바지에 이르렀는데, 갑자기 심판이 레슬링으로 규칙을 바꾼다고 하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박 전 수석은 "국민경선을 하루 앞두고 경선 방식을 이렇게 후보 측과 아무런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바꿔 통보해버리는 것은 역사상 처음 보는 '사건'이다"면서 "국민과의 약속 위반이고, 새누리당이 우리 수영구 주민들을 완전히 우롱하는 처사입니다. 초등학교 반장 선거도 이보다 나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공천심사위가 왜 이런 무리수를 두는 겁니까?"라고 따져 물은 뒤 "이는 저를 처음부터 공천에서 배제하려는 정치적 음모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강조했다.

박 전 수석은 "일부 비대위원과 공천위원은 처음부터 노골적으로 박형준을 배제하겠다는 의도를 표출했다"면서 "국민참여경선을 하루 앞두고 저의 우위가 뚜렷하게 드러나자, 어쨌든 이를 뒤집기 위해 억지로 경기규칙을 바꾸는 무리수를 두며, 판을 뒤집으려 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박 전 수석은 이는 "친박의 친박에 의한 친박을 위한 뒤집기"라며 "도덕성이 제1기준이 아니라 친박이 제1 기준"이라고 밝혔다.

그는 "어제 아침 이미 대구의 친박 중진 의원은 수영구의 친박모임 회장에게 수영구 경선이 뒤집힐 것임을 얘기했고, 공심위에서는 이 일이 그대로 이루어졌다"면서 "공천심사위는 갑작스런 변경 이유로 수영구의 경선이 과열되었다는 핑계를 대고 있지만, 이는 결코 이유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전 수석은 "경선 과정에서 어떤 불법적 행위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다만 상대 후보의 성추문 의혹이 불거진 것뿐이다"면서 "이는 경선이 하나의 정당한 후보검증 과정이라 볼 때 전혀 문제가 될 수 없는 일로 공심위가 내세웠던 도덕성 기준에 의한 공천 심사를 처음부터 제대로 했었다면 일어날 이유도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박 전 수석은 이에 "저는 강력히 요청한다. 공천심사위는 수영구 국민경선을 예정대로 진행하여 달라"면서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주지 않으면 아무런 명분도 없고, 뚜렷한 변경 이유도 없는, 국민을 무시하는 초유의 국민경선 파기 결정은 새누리당의 큰 오점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선방식 변경은 경선 상대인 유재중 의원이 지난 14일 자신을 둘러싼 성추문 의혹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하며 삭발과 함께 단식을 한 것이 빌미가 됐다.

부산일보에 따르면 유 의원은 삭발·단식 기자회견에서 "진정서에는 불륜, 임신, 낙태, 이혼 등 글에 담기조차 부끄러울 정도의 내용이 들어있다"며 "이는 상대후보 측에 의해 철저히 조작된 시나리오"라고 주장했다. 또 "이 황당한 주장은 2008년 총선에 처음 꾸며진 이야기다. 당시에 강도 높은 경찰조사가 이뤄졌고, 아무 근거도, 증거도 없는 허위사실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 의원이 단식을 선언한 직후, 성추문 당사자라고 주장하는 40대 여성이 기자실을 찾아 구체적인 정황을 설명했다.

이 여성은 "제가 당했다.
성추행인지 성희롱인지 저를 갖고 놀았다고밖에 볼 수 없다. 날조가 절대 아니고 진실이다"면서 "2008년 제가 고소·고발을 당한 적이 없고 경찰조사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정치에 관심도 없다"면서 "다만 공권력을 이용해 여자를 희롱하는 사람이 공천이 되면 안되겠다 생각해 확인서를 보냈다"며 밝혔다.

courage@fnnews.com | 전용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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