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선회장 탈세혐의 등 집중추궁
선회장은 이날 오전 10시께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사에 출두했지만 첫 번째 소환조사때와 달리 대검 중앙현관쪽을 통해 조사실로 들어가 취재진을 따돌렸다.
선회장을 수사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최재경 검사장)은 1000억원대로 알려진 국외 재산도피 의혹과 회삿돈 횡령, 이면계약 여부 등에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선 회장은 네덜란드와 룩셈부르크 조세피난처에 세운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1000억원대의 회삿돈과 개인재산을 빼돌리고, 역외 탈세로 마련한 자금 중 일부를 자녀들에게 넘기면서 수백억원의 증여세를 탈루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아들 현석씨(36)가 사들인 200만달러짜리 미국 베버리힐스 고급빌라와 관련해 불법 증여가 있었는지도 추궁하는 한편 하이마트 M&A과정에서 이면계약이 있었는지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선회장은 하이마트 지분을 전량 매입한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AEP)가 지난 2007년 말 유진그룹에 재매각할 당시 선 회장과 유진그룹 유경선(57) 회장과 함께 경영권을 보장받는 대가로 이면계약을 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선박왕 행정소송도 맞물려
선회장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선박왕' 권혁 시도상선 회장에 대한 행정·형사 소송도 맞물려 돌아가면서 검찰의 역외탈세 수사 결과 역시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3부(부장판사 정선재)에서 다음달 19일 권회장의 첫 공판이 시작될 예정인 가운데 권회장도 지난 20일 국세청을 상대로 3000억원대 세금부과 처분 취소청구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맞불을 놨다.
소송 대상이 되는 금액만 2006년부터 2010년까지 5년간 총 3051억4000만원에 이른다.
권 회장 측은 "국내 거주자 여부는 개인의 생활기반이나 체류일수, 기여하는 주된 사업을 고려해야 하는데 이에 따르면 원고는 국내 비거주자에 해당한다"며 "(따라서) 국내 거주자임을 전제로 한 소득세 납부 의무도 없다"고 주장했다.
권회장의 주장은 형사재판에서도 같은 취지로 되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하이마트 선회장의 혐의로 권회장의 역외탈세 의혹과 유사한 부분이 있을 수 있어 추후 선회장의 사법처리 과정도 이를 두고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권 회장은 국내 근거지를 두고 있으면서 홍콩 등 조세피난처에 거주하는 것으로 가장해 세금 2200억여원을 포탈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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