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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안보 정상회의] 원자력 안전·핵물질 운송보안 문제 등 새롭게 포함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3.27 17:47

수정 2012.03.27 17:47

[핵안보 정상회의] 원자력 안전·핵물질 운송보안 문제 등 새롭게 포함

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된 '서울 코뮈니케'는 지난 2010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1차 핵안보회의에서 창출된 정치적 의지의 재확인이다. 핵군축, 비핵 조치 확산,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등이 전 세계 각국의 공동 목표라는 인식을 함께했다는 것이 '서울 선언'의 결론이자 과제인 것이다. 특히 의장국으로서 우리나라는 워싱턴 회의 때 언급되지 않은 원자력 안전 등에 관한 주제를 코뮈니케에 포함시키는 등 국제무대에서 주도적인 입장을 견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1, 2항에 '국제규범 실천강화'

핵 테러 전반에 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증대됨에 따라 관련 국제규범도 강화되는 추세이지만 각국 정상들은 아직 핵안보 전반을 아우르는 단일한 국제법 체계는 없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 때문에 코뮈니케에는 우선 핵 테러 방지를 목표로 하는 국제규범 및 국제핵안보 강화를 11개 과제 중 첫 항에 내세웠다.
1, 2항에 원자력시설 테러 방지에 중요한 개정 핵물질 방호협약을 오는 2014년까지 발효할 수 있도록 공동 노력하겠다는 약속부터 담은 것이다. 2013년에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주관으로 핵안보 국제협력체들 간의 조정회의를 개최한다는 데도 합의했다.

특히 현재 미발효 상태지만 법적 구속력이 있는 유일한 국제문서인 핵물질방호협약(CPPNM)의 발효를 위해 2014년 차기 네덜란드 정상회의를 시한으로 삼아 공동 노력해 줄 것을 촉구했다.

또 이번에는 고농축우라늄과 플루토늄의 제거 및 최소화 노력을 통해 핵무기 원료인 핵물질을 제거해 나감으로써 핵 테러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결의도 포함시켰다.

이와 함께 고농축우라늄(HEU)의 최소화를 목표로 각국이 2013년 말까지 자발적으로 수립, 발표할 것을 독려하기로 했다.

HEU의 제거, 사용 최소화, 안전한 방호는 핵안보정상회의의 가장 핵심적인 실천 조치인 것으로 풀이된다.

■워싱턴회의 이후 새 주제도 언급

'핵안보와 원자력 안전' 관한 조항은 2년 전 워싱턴 정상회의 당시에는 다뤄지지 않은 주제였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영향을 감안해 서울회의에서 원자력 안전문제를 핵안보라는 맥락에서 논의하자는 제안은 우리 측 고민의 결과물이다.

이에 정상들은 원자력 안전과 핵안보 간의 상관관계를 파악해 해당 국가 간에 일관된 방식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인식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핵물질의 불법거래에 있어 운송보안 문제 역시 워싱턴회의에서는 별도로 언급되지 않았다. 서울 코뮈니케는 핵.방사성 물질의 국내.국제 운송보안 강화 문제를 새롭게 제기했다. 더불어 악의적 탈취에 취약한 핵.방사성 물질의 보안 강화를 위해 효과적인 관리.추적시스템 구축도 각국에 장려키로 했다. 불법거래 예방, 탐지, 대응능력 강화에 인터폴과의 협력 확대 조항은 눈에 띈다.

우리의 경우 원자력안전기술원(KIDS)을 중심으로 탐지장비 및 분석실험실을 운영 중이지만 핵감식은 선진국과 후진국 간의 기술 격차가 크기 때문에 국제협력의 중요성이 별도로 강조됐다.

이번 회의에서는 민간용 원자력시설이 급증해 핵물질 및 시설을 실제로 운용하는 산업계, 학계 등 민간 부문에서의 인식 제고도 집중 제기됐다. 옛 소련 붕괴 후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종사하던 과학기술자들이 실업이나 제3세계 유입 등 우려됐던 현상이 현실화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정보통신(IT) 기술의 발달로 정보유출에 따른 위험성 증가도 지적됐다. 핵안보 교육문화센터 설립 등 핵안보 문화배양을 강화하고 사이버테러에 이용될 수 있는 정보유출 방지 노력을 강화하자는 것이 보완대책으로 제시됐다.

■'서울 코뮈니케' 이행 여부 주목

'서울 코뮈니케' 이후 참가국들은 자발적 핵물질 감축 약속을 얼마나 이행할까. 또 북한과 이란 등 핵무기 개발을 공언해 온 국가들을 어떻게 압박할 수 있을까. 기획단 관계자는 "코뮈니케는 강제성이 없다"면서도 "다만, 많은 나라가 공약 이행 보고서를 차기 의장국에 내는 것을 보면 정상회의가 주는 장점이 많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한계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실제로 정상회의가 진행 중이던 지난 26일 리홍 중국 군비통제군축협회(CACDA) 사무국장은 "핵안보와 관련된 국제사회의 논의 과정에 북한이 없다면 완전한 해결책이 도출될 수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현재 핵 보유국은 핵확산금지조약(NPT) 인정 5개국(미국·러시아·영국·프랑스·중국)과 NPT 비가입 국가인 인도·파키스탄 등 7개국이다. 여기에 이스라엘과 이란, 북한 등 3개국이 핵무기 개발을 추진 중이다.


이 가운데 몇몇 국가들은 그동안 국제사회에서 '핵보안'과 관련해 각종 문제를 야기했다. 이들이 협조하지 않는 국제회의라면 획기적인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핵확산 금지, 비핵화 확대, 원자력의 평화적인 활용이라는 전 세계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핵안보정상회의를 중심으로 실직적이고 실효성 높은 핵감축 조치들이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win5858@fnnews.com 김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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