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수습기자 외국인관광객 불만 들어보니] “외국인은 봉..상인이 부르는게 값”
"돈을 조금 더 내더라도 일반택시보다는 모범택시를 타도록 하세요."
회사 연수 겸 골든위크(4월 29일~5월 6일)를 맞아 한국을 찾은 일본인 다나카 유코(29.여)는 인천공항에 도착하기 전 회사 관계자로부터 위와 같은 조언을 들었다. 한국에서 일반택시를 타면 바가지요금을 낼 가능성이 있으니 상대적으로 그럴 위험이 적은 모범택시를 이용하라는 이야기였다. 그는 기자에게 "모범택시가 안전한 게 맞긴 맞느냐"고 되물으면서 "한국을 처음 방문하는 것이 아닌데 택시를 이용할 때면 늘 신경 쓰인다"고 토로했다. 이어 "한국어를 못하는 사람은 택시 기사가 부르는 대로 이용료를 지불할 수밖에 없다"며 "한국에 가려는 친구들에게 이런 점을 반드시 조심하라고 이야기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지난 1일 오후 서울 명동과 남대문시장은 대표 관광명소답게 수많은 방문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노동절(4월 28일~5월 1일)을 마무리하며 지인들에게 나눠 줄 기념품을 고르는 중국인은 물론 골든위크를 맞아 방문한 일본인과 말레이시아, 태국 등지에서 찾아온 관광객들이 특히 눈에 많이 띄었다. 김, 홍삼 등을 파는 상인들은 이들에게 시식용 상품을 건네며 호객행위에 열중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대체로 외국인 관광객들은 구매하기를 주저했다. 이곳 상인들이 주로 일본어, 중국어에만 능숙할 뿐 타 언어에는 문외한인 점이 한계로 작용하고 있었다. 올해 한국에 처음 놀러왔다는 말레이시아인 샤룰(28.남)은 "물건을 구입하고 나서 친구들과 비교해보니 같은 상품인데도 가격이 제각각이었다"며 "이 사실을 알게 된 후부터는 우리들 중 그나마 한국어를 조금 할 줄 아는 친구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한국 식당을 이용할 때에도 부담감을 느끼고 있었다. 메뉴판이 온통 한국어 일색이기 때문이다. 태국에서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왔다는 바라 쇼티타마랏(38·여)은 "한국 음식이 먹고 싶어 식당에 갔는데 메뉴판을 보니 도무지 알 수 없는 글씨만 가득했다"고 회상하며 "식당에 갈 때마다 이런 점이 스트레스로 느껴져 차라리 패스트푸드점을 이용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서울에 꼭 와 보고 싶었는데 막상 와 보니 한국어를 할 줄 모르는 외국인 관광객은 거리나 상점에서 바보되기 십상"이라고 불평하며 "잠깐의 여행을 오기 위해서 한국어 공부를 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july20@fnnews.com 김유진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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