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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건강 주치의] 송시영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5.17 17:22

수정 2012.05.17 17:22

[우리집 건강 주치의] 송시영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췌장암은 첫 진단부터 치료계획을 잘 세우는 게 중요합니다."

송시영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췌장암과 담도암의 항암치료를 주로 담당하고 있다. 췌장암은 암 중에서도 수술이 어려운 환자가 많은 암이다. 이 때문에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를 받는 환자가 많다. 17일 송 교수에게 췌장암 항암치료에 대해 들어봤다.

―췌장암 치료계획은 어떻게 세우나.

▲환자가 오면 내과, 외과, 방사선종양학과, 방사선과, 정신과, 병리학과, 영양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진료팀의 의견을 수렴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처음 진단할 때는 췌장암이 맞는지, 암이라면 악성암인 선암(腺癌)인지 비교적 착한 암인 신경내분비종양인지 구분해야 한다. 이후 췌장암이 어느 부위에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췌장암의 60~70%는 머리 부분에 발생하고 나머지는 몸통과 꼬리 쪽에 발병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수술 가능한 환자, 주변 혈관에 전이된 국소진행형 환자, 간·폐 등에 원격전이된 수술 불가능환자로 구분한다. 환자 구분에 따라 맞춤치료에 들어가는 게 필요하다.각 과에서 수술을 진행하면 어떤 결과가 나오고 수술하지 못할 경우에는 어떤 치료를 해야 할지 계획을 정확하게 짜줘야 한다. 이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환자들이 치료를 위해 여러 병원을 전전할 수도 있다.

―수술 전 항암치료를 하는데.

▲1998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수술 전 항암치료를 도입했다. 환자가 병원에 온 후 두 달 동안 용량이 높은 항암제를 사용한다. 이때 암수치가 올라가면 재발 가능성이 있지만 암 크기는 그대로이지만 수치가 떨어지만 치료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실제 항암제가 잘 듣는 사람의 양전자단층촬영장치(PET-CT)를 찍어보면 암 크기는 그대로지만 색깔이 옅어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보통 다른 암은 수술 후 항암치료를 하는 편이다.

▲췌장암은 췌장 머리 쪽에 많이 발생하고 이 경우 예후도 가장 좋다. 문제는 췌장 머리쪽 암을 수술하게 되면 십이지장 등 인접한 장기를 광범위하게 절제해야 한다. 큰 수술이므로 환자의 몸이 많이 상한다. 보통 7~8㎏ 정도 몸무게가 빠지고 몸이 항암치료를 할 수 있도록 회복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이 때문에 수술 전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를 하면 어떨까 생각했다. 또 수술받은 환자 중 약 15%는 수술 전 항암 방사선치료로 암 크기가 줄어들어 수술한 경우다.

―항암치료를 할 때 효과가 좋은 환자는.

▲환자의 건강 상태가 좋아야 한다. 평소 몸 상태가 좋은 사람은 항암치료도 잘 견딘다. 또 평소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는 사람은 치료도 잘 받아들이고 의사에 대한 신뢰도도 높기 때문에 치료 효과가 높은 편이다.

―췌장암은 생존율이 높지 않은데.

▲10년 전보다 생존율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환자 중 수술이 불가능했던 국소췌장암 환자가 있었는데 8개월간 방사선·항암약물치료 후 수술이 가능하게 돼 8년간 생존한 사람도 있다. 췌장암은 진단이 늦어 생존율이 낮기 때문에 암 줄기세포 등을 연구해 조기진단 마커를 개발하는 일이 시급하다.

―평소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 있다면.

▲특별히 하는 것은 없다. 하지만 회진을 돌다 보면 하루에 1만보 정도 걷게 된다.

걷기 운동이 건강을 지키는 비결이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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