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징=차상근 특파원】2012 여수세계박람회(엑스포)가 지난 12일 개막돼 3개월의 대장정을 진행 중이다. 12조2000억원의 생산유발과 5조7000억원의 부가가치 창출효과 등 기대효과는 2002월드컵이나 88서울올림픽에 이은 또 하나의 성장 기폭제라는 것이 주최 측 등의 설명이다. 하지만 지역경제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여수지역에 단행한 막대한 투자 후유증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불과 2년 전 8000만명에 가까운 국내외 관람객을 유치하며 160여년 엑스포 역사상 최대 규모의 행사를 치러낸 상하이의 엑스포 지구 후속개발 현황을 들여다봤다.
"이곳은 상하이의 미래를 위한 시설로 엑스포 당시 그 시설을 잠깐 활용했을 뿐입니다." 지난 15일 상하이세계박람회(엑스포)지구 C구역 내 주요 방문객 영접건물인 '허싱화위앤'에서 만난 상하이세계박람회발전그룹(스보파잔) 딩하오 총재는 엑스포의 효용성과 엑스포 이후 관련 시설 활용 방안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스보파잔은 상하이시가 엑스포 이후 관련지구 종합개발을 위해 설립한 공기업이다. 스보파잔은 천문학적 자금을 들였지만 도심 노후지역의 종합재개발 사업적 성격을 중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딩 총재는 "도시 기반시설 투자비용을 빼면 공식적으로 수익이 183억위안(약 3조3800억원)에 달한다"며 이는 전시관 건설비용, 운영·관리비 등과 입장료, 기업 후원수입 등을 포함한 액수라고 설명했다.
그는 "역대 엑스포에서 배우고 싶은 행사는 많지 않았다"며 "도심과 떨어진 곳에서 열려 접근성이 떨어졌고 행사 직후 관련 시설들을 철거하는 식으로 주최측이 단기적 관점에서 접근했다"고 지적했다.
딩 총재는 이어 "엑스포 준비 때 번화가에 인접한 도심 노후지역을 재개발하는 한편 이전보다 엄격한 환경기준을 적용한 상하이는 특별하다"며 "종합적 후속개발사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오는 2015년에는 엑스포지구가 상하이의 새 중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간담회장인 황푸 강변의 허싱화위앤도 과거 상하이제철소 창고로 사용되던 100년 이상된 낡은 건물을 리모델링해 엑스포 당시 귀빈용 식당으로 활용했다.
지난 2010년 상하이엑스포 개막 2년여 만에 찾은 엑스포지구는 방치된 엑스포 건물과 이미 시설이 철거된 공지, 텅빈 도로 등으로 썰렁하기만 했다.
하지만 이런 공간이 오는 10월께면 활력을 되찾기 시작해 2015년이면 문화, 상업, 오피스, 컨벤션 및 레저오락, 친환경생태공간 등의 기능을 갖춘 상하이의 21세기형 대표지구가 될 것이라고 딩 총재는 장담했다.
그가 말한 엑스포지구 활용면에서 가장 빠른 진척을 보이는 것은 몇몇 나라들이 국가관으로 사용하고 중국에 기증한 건물 등을 문화, 공공시설 등으로 사용할 C구역이다.
가장 먼저 사우디아라비아관이 지난해 9월 '위에량관'이란 이름 아래 창의예술 및 첨단과학기술 전시관으로 문을 열어 하루 평균 5000명의 관람객을 모으고 있다.
이어 이탈리아관이 상하이이탈리아센터로 새로 단장해 지난 4월 28일 문을 열었다. 여기는 이탈리아의 문화·예술·명품 전시뿐만 아니라 자국 기업의 신제품 발표회, 상담, 오피스룸 등 비즈니스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또 A·B구역은 대형 오피스빌딩과 상업시설 등이 밀집한 전형적 고밀도 상업지구가 2015년까지 형성될 예정이다.
특히 28개의 대형 건물이 들어설 B구역는 중국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국영기업들의 본사가 대거 들어설 예정이며 이미 바오캉그룹, 국가전력망, 중국에너지그룹, 중국전력그룹 등 13개사가 입주 방침을 정했다.
딩 총재는 "2020년 엑스포 유치 희망 도시들이 상하이의 경험을 체득하기 위해 대거 찾고 있다"며 "도심지역에서 공항과 고속도로, 지하철, 버스 등 교통수단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새로운 도시발전 모델을 만들었으며 엑스포 역사상 새로운 가치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세계박람회사무국(BIE)으로부터 받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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