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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크레디트아그리콜, 그렉시트 대비 본격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6.14 15:55

수정 2012.06.14 15:55

규모로 프랑스 3위 은행인 크레디트아그리콜이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상황에 대한 비상 대책안을 마련했다. 그리스계 자회사 엠포리키 은행을 다른 그리스계 은행들과 합병을 추진하거나 아예 철수하겠단 방안이다.

12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이같은 움직임은 오는 17일로 예정된 그리스 재총선을 기점으로 글로벌 대형 기업들이 대거 이탈할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한 것이다.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잔류 여부를 결정하는 성격의 이번 재총선에서도 긴축 이행에 반대하는 급진 좌파 연합 시리자당이 승리할 경우 그리스는 유로존을 떠나게 된다.

WSJ은 그동안 크레디트아그리콜의 장 폴 치플레 회장이 그렉시트의 가능성이 희박할 것이란 입장을 밝혀온 것과는 달리 이 은행이 현재 그렉시트 시나리오에 대비해 두 가지 선택안을 마련해 둔 상황이라고 전했다.

첫번째 방안을 선택해 다른 그리스계 은행과 자회사 엠포리키를 합병할 경우 엠포리키에 대한 크레디트아그리콜의 보유 지분은 10%로 축소된다. 이 관계자는 "그렉시트가 현실화할 경우 크레디트아그리콜이 그리스에 남아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며 현재 엠포리키의 건전 자산을 크레디트아그리콜로 이전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애널리스트들은 그리스계 자회사를 보유한 또 다른 프랑스 은행 소시에테 제네랄과 비교했을 때 크레디트아그리콜이 그렉시트 상황에 더욱 취약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자회사의 규모가 엠포리키보다 훨씬 적은 데다 재정 상태도 더욱 건전하다는 이유에서다.


애널리스트들은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이 현실화할 경우 크레디트아그리콜이 입게될 손실규모는 최소 52억유로(약 7조6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지난 2006년 당시 엠포리키 은행을 인수하면서 끌어안은 빚더미만 수십억유로에 달하는 데다 지난 3월 엠포리키 은행에 직접 투입한 지원금도 46억유로에 이른다.
여기에 그렉시트 여파까지 겹칠 경우 이 은행의 적자 규모는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nol317@fnnews.com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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