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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임약 재분류, 보건·종교단체 반발...재검토 가능성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6.16 13:44

수정 2012.06.16 13:44

피임제 재분류(안)에 대해 보건의료단체와 종교단체, 시민단체 등이 상반된 의견을 보여 진통이 예상된다. 이같은 반발에 식품의약품안정청은 재분류(안) 재검토의 일말의 가능성을 열어놨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 7일 응급(사후)피임약의 일반의약품 전환과 사전피임약의 전문의약품 전환을 골자로 한 의약품 재분류(안)을 발표한 바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주관으로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화재보험협회 강당에서 열린 '피임제 재분류(안) 관한 공청회'에서 보건의약단체, 소비자단체, 종교단체 등은 피임제 재분류에 대한 찬반 토론을 팽팽한 이견을 보였다.

이날 토론회에서 대한의사협회와 종교단체 등은 응급피임약의 일반약 전환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고 반면 대한약사회와 시민단체 등은 사전피임약의 전문의약품 전환에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산부인과학회, 산부인과개원의협의회 등 의료단체와 천주교 등 종교단체에선 응급피임약의 일반약 전환에 대해 반대입장을 분명히했다.

대한산부인과학회 최안나 위원은 "피임에 관한 가장 전문가는 의사다"라며 "산부인과가 낙태할라고 필요한 것이 아니라 제대로 피임해서 본인이 계획한 시기에 건강히 임신하도록 이용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응급피임약의 일반약 전환이 되면 피임에 대한 여성의 전문가 진료기회가 박탈되는 것"이라며 "낙태가 아니라 피임상담으로 여러분을 만나고 싶다"고 반대 입장을 내비쳤다.

낙태반대운동연합 김현철 회장은 "여성을 위해 응급피임약을 전문약으로 그냥 두시기 바란다"라고 말한 후 "응급피임약을 약국에서 파는데 어떻게 반복 복용을 막을 수 있나"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한국천주교 주교회 강인숙 위원은 "응급피임약은 화학적 낙태약"이라며 "일반약으로 전환되면 청소년의 성문란이 발생할 수 있고 오남용은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생명윤리학회 홍석영 윤리위원장은 "응급피임약이 일반약으로 전환되면 더 많이 쓰고 사전피임약을 전문약으로 전환하면 사용량이 줄 개연성이 높다"라며 "너무 빨리 일반약으로 전환시키는 것은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대한약사회와 녹색소비자연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한국여성민우회 등은 사전피임약 전문의약품 전환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대한약사회 김대업 부회장은 "사전피임약은 현행대로 일반약으로 가고 응급피임약은 일반약으로 전환해야 한다"라며 "그냥 전환하자는 것이 아니라 복약지도 등 강화된 관리체계를 만들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정승준 한양대 의과대학 교수는 "사전피임약에 대해서는 여성의 선택권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일반약으로 유지되야하며, 응급피임약은 응급성이라는 본래목적에 충실하도록 일반약으로 전환해야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녹색소비자연대 조윤미 본부장도 "의사에 의한 복용관리에서 약사에 의한 복용관리로 전환 함으로써 접근성을 높이고 비용을 줄이며, 오남용 억제가 가능하다"며 긴급피임제 일반약전환에 환영하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식약청 이선희 의약품심사부장은 "피임제와 관련 시간이 오래걸리더라도 여건이 허락하는 한 계속 대화를 하겠다"라며 "현실적인 부분에서 우려하시는 부분이 많아 걱정도 되지만 보완대책이 어떤 것이 있는지 충분히 검토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한편 정부는 이날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들을 반영해 최종 분류 결정을 이르면 7월 말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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