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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2주년] 전문가 경제진단 "글로벌 위기, 국내시장에도 작지만 지속 영향 줄 것"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6.24 17:30

수정 2012.06.24 17:30

[창간 12주년] 전문가 경제진단 "글로벌 위기, 국내시장에도 작지만 지속 영향 줄 것"

직접 경제·산업현장에서 뛰고 있는 실무진은 전 세계는 물론 국내에 상당 기간 '먹구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24일 파이낸셜뉴스가 설문조사를 실시한 각 대·중소기업 및 경제단체 임원, 민간 연구소장, 애널리스트 등 경제·산업 부문 오피니언 리더들은 "글로벌 재정위기 여파로 지루한 침체국면이 불가피하다"고 요약했다. 반면에 "주요 수출국에 대한 수출 감소가 우려되지만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을 감안할 때 신흥시장 개척 등을 통해 예년 수준은 유지할 것"이라며 반전에 대한 기대도 만만찮다.

■저성장 속에도 물가안정이 위안

세계경제 성장이 둔화되는 가운데 올 한국 수출의 향방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 50명 중 26명은 '비관적'이라고 내다봤다. '낙관적'이라고 답한 경우는 단 3명에 불과했으며 나머지 21명은 비록 변수가 많기 하지만 '예년 수준' 정도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실제 올해 성장률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달라는 질문에는 국내 연구기관 중 가장 낮은 성장률 수준을 제시한 한국경제연구원의 3.2%를 가장 많이 손꼽았다. 이에 비해 가장 높은 수치를 내놓은 기획재정부의 '3.7% 성장'에 손을 들어준 응답자는 정부 산하 연구기관 관계자 단 1명뿐이었다. 오히려 국내 기관들이 내놓은 각 전망치보다 훨씬 더 안 좋을 수 있다는 응답자가 6명이나 나왔다.

가계부채에 대해서는 '당분간 부실 심화가 불가피'하다는 의견(32명)이 가장 많은 가운데 12명은 '구조적인 부실 문제인 탓에 단기간에 해결책을 내놓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만, 물가안정과 관련해서는 절대다수가 정부의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해 물가상승률을 3.2%에 묶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한 바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박 장관은 2%대 수준까지 끌어내릴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들도 대부분(27명) 물가를 3%대 수준에서 선방할 것으로 예상했다. 심지어 박 장관 말대로 2%대까지 가능하다는 응답자도 18명이나 있었다. 반면 금융전문가 등 5명은 4% 이상 급등할 것이 불가피하다고 답해 대조를 보였다.

우리 경제를 내부에서 위협하는 가장 큰 걱정거리인 가계 부채 문제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매우 비관적이었다. 32명은 '당분간 부실 심화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었고 특히 12명은 '구조적 부실로 해결책이 난망'하다고 크게 우려했다. '조만간 개선될 것'이라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준 경우는 6명에 불과했다.

■내년 글로벌경제 '널뛰기' 불가피

설문에 응한 증권·금융업계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유럽경제 위기가 장기화돼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국내시장 역시 불안과 변동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경제 전망에 대해 '당분간 불안기조 유지'와 '안정-불안정 반복 유동적' 항목을 택한 응답자가 각각 25명, 20명으로 나타났으며 5명은 '안정기조를 회복'할 것으로 낙관했다.

낙관론자는 "유로존 재정위기가 6월을 정점으로 안정화될 것"이라며 "중국, 미국의 경기부양책으로 하반기 이후 글로벌 경기는 점진적 회복 기조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비관적인 견해를 비친 응답자들은 "문제는 미국과 중국이며 이들 국가 역시 상황은 가변적"이라며 "유럽발 불안심리가 수시로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중도적인 견해를 밝힌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리스크 요인이 사라지지 않는 상황에서 경기가 큰 폭의 개선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하며 "기본적인 추세는 회복 국면을 기대해 볼 수 있겠지만 변동성이 클 것"이라고 경계했다.

한편 이들 모두 공통적으로는 글로벌 금융시장보다 국내시장 불안은 적을 것으로 판단되지만 글로벌 금융 불안요소로부터 일정 수준 지속적인 영향을 받을 것은 충분히 예견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정치가 어려운 경제 도와줘야"

대선이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차기 대통령에 거는 기대도 컸다. 차기 대통령의 경제정책 우선순위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들의 반응은 팽팽하게 달라졌다. '수출 등 성장 중심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과 '내수 회복 중심의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거의 절반씩 차지했다. 복지 등 분배정책에 무게 중심을 둬야 한다는 의견은 5명에 그쳤다.

이어 다음 정부의 복지정책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를 물었더니 50명 중 45명이 '일자리'라고 답했다. '성장 기조 유지'나 '내수 회복 전환' 항목을 선택한 경우 모두 일제히 일자리 확대를 위한 방법론으로 '성장'과 '내수'를 내세운 것으로 파악됐다.

그만큼 경제·산업 일선에 있는 전문가들도 일자리 문제를 가장 절실한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반면 기업정책과 관련해서는 응답자들의 인식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차기 대통령의 기업정책은 대기업의 경우 '기업 규모와 상관없이' 공정경쟁 분위기를 정착시키는데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고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라도 중견기업과 중소·벤처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획기적이고 범정부적인 대책을 요구했다.


주목되는 것은 상당수의 대기업 관계자와 대기업 관련 연구진도 재벌쏠림현상 완화 등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를 손질할 필요성이 있다는데 동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야의 복지공약에 대해서는 응답자 50명 중 39명이 예산 확보 없는 '복지 약속'은 공염불이라고 비난했다.
이 중에는 '(대선용) 공약일 뿐 경제와 무관하다'는 답변을 내놓은 응답자도 7명 포함됐다.

win5858@fnnews.com 김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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