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유로밖에 말할 수 없어요. 아직 내가 영성을 보지도 못했고, 내게 영성이 있는 건지도 잘 모릅니다. 현세에서 물이 확 엎질러졌다고 할 때 아이에게는 닦거나 울거나 두 가지밖에 없어요. 영성은 이 엎질러진 물을 가지고 그림도 그리고 지도도 만드는 것과 비슷합니다. 실수한 것과 전연 관계없이 그걸 넘어서는 행동인 거죠. 점핑이에요. 다른 세상으로 가는 겁니다."(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
"영성의 세계에서 지성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 예배드릴 수 있는 가장 영적인 예배는 어떤 예배일까요. 그건 이성과 지성을 제쳐놓는 예배가 아니라 나의 이성과 모든 지성이 동원된 예배입니다."(이재철 한국기독교선교100주년기념교회 목사)
이 시대 지성과 영성의 대표 주자들의 말이다. 두 사람은 양화진문화원 주최로 2010년 4월부터 12월까지 여덟 차례에 걸쳐 공개 대담을 가졌었다. 대담이 있던 날, 이 '라이브 무대'를 사수하려는 청중들로 양화진 일대는 난리통이었다. '지성과 영성의 만남'은 그 당시 대담 내용을 묶은 책이다. 삶과 가족, 교육, 사회, 경제, 정치, 세계, 문화, 종교 여덟 가지 주제가 골고루 다뤄져 있다. 삶이란 무엇인가, 자녀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하나, 올바른 직업관은 무엇일까, 종교는 삶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나. 이런 진진한 질문에 위로와 해답을 던진다.
최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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