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1만2000명 청춘의 열정에 불 붙인 ‘110cm 여성의 거대한 도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9.19 18:11

수정 2012.09.19 18:11

"신체의 키는 110㎝이지만 열정의 키는 180㎝이다."(이지영 삼성테크윈 대리)
▲ 이지영 삼성테크윈 대리
▲ 이지영 삼성테크윈 대리

"남이 하지 않는 걸 하고, 힘든 일을 피하지 않는 게 차별화다."(최치훈 삼성카드 사장)
▲ 김난도 서울대 교수
▲ 김난도 서울대 교수

"흔들림은 성장의 동력이다."(김난도 서울대 교수)
▲ 최치훈 삼성카드 사장
▲ 최치훈 삼성카드 사장

"남 보다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하라."(장미란 역도선수)
▲ 장미란 역도선수
▲ 장미란 역도선수

18일 오후 4시, 삼성의 '열정락서' 공연 장소인 서울 잠실동 잠실실내체육관 앞엔 남녀 대학생들이 100여미터 가량 'S자' 모양으로 줄을 늘어서있다. 5시30분 공연 시작 시간까지 꼬리에 꼬리를 문 줄은 줄어들 줄을 몰랐다.
줄의 맨 끝에서부터 거북이 걸음으로 한발씩 20여분을 이동해서야 겨우 입장권 한장을 손에 넣었다. 웬만한 한류 톱스타의 콘서트를 능가하는 열기다. 공연장안에서는 1만2000여명의 남녀 대학생들이 객석을 가득 메웠다. 공연은 사회자의 선창으로 관람객 전체가 '열 정 락 서'를 외치면서 시작됐다. 이날 대학생 멘토로 나선 강연자는 김난도 서울대 교수, 이지영 삼성테크윈 대리, 최치훈 삼성카드 사장, 장미란 역도선수 등 순이었다. 이들이 각각 토해낸 인생 성공 스토리는 대학생 1만2000명의 '꿈과 열정'에 불을 붙이기에 충분했다.

■이지영 대리

이지영 대리가 무대로 나왔다는 사회자의 소개가 있었다. 하지만 무대 위엔 보이지 않았다. 순간, "신체의 키는 110㎝로 '루저'이지만, 열정의 키는 180㎝로 '위너'이다"라는 짧고도 강력한 이 대리의 한마디를 들려왔다. 그제서야, '연골무형성증'이라는 희귀병으로 110㎝의 작은 키를 극복하고 삼성테크윈에 입사해 자신의 꿈을 이뤄가고 있는 이 대리가 또렷하게 보였다.

이 대리는 어린시절 남들과의 다름으로 인해 불행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초등학교에 들어가지 전까지 나는 남들과 다름을 몰랐지만, 초등학교에 가서 알았다"면서 "중학교에 친구들이 체육시간에 운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못하는 게 아니라, 내가 못한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어서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후, 그는 체육복을 몸에 맞게 줄여 입은 후 운동장에 나가 자신의 방식대로 운동을 하면서 다름을 극복했다는 것.

이 대리는 호주 어학연수와 관련, "문제는 영어가 아니라 문고리였다"며 "어학연수 첫날 숙소의 문고리는 내가 손을 뻗은 위치 보다 15㎝ 위에 있어 문을 열수가 없어 멘붕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순간 무작정 동네 한바퀴를 돌면서 박스 3개를 주워와 이를 딛고 문을 열었다"고 들려줬다. 이어 그는 "그후에도 엘리베이터 버튼, 지하철 표 뽑는 기계 등 모두 도전이었지만 극복한 뒤 귀국했더니 못할 게 없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후 이 대리에게 찾아온 역경은 취업이었다. 그는 "취업을 위해 이력서 60개와 면접 7회를 봤다"며 "대부분의 면접관들은 나의 능력 보다는 외모를 봤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후, 그는 "10여분안에 뭔가 보여줘야한다는 생각을 하고, '강펀치'를 하나 준비했다"면서 "나의 강펀치는 '장애를 가진 사람이다. 장애는 불가능이 아니라 불편이다'"라고 소개했다. 결국, 그는 이 강펀치를 이용해 삼성에 입사했다.

■최치훈 사장

최치훈 사장은 리더십 비결에 대해 "Listen and Delegate(듣고 위임하라)라고 제시했다.

그는 GE의 차장급 직원에서 GE의 아시아태평양 사장으로 승진해 성공적으로 경영을 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당시 4가지(기술, 지역, 사람, 고객)를 가지고 있지 않았지만 GE의 리더상인 'Listen and Delegate(듣고 위임하라)를 그대로 실천했다"면서 "몰라서 참모에게 물어봤고, 고객들의 목소리를 경청했더니 성공했다"고 말했다.

최 시장은 지난 2007년 삼성으로 입사한 후 무난하게 적응한 비결도 풀어냈다.

그는 "그간 삼성 4개 사업부 사장을 지내면서 두 가지만 지켰다"면서 "하나는 연장자에게 형님이라고 부르기, 다른 하나는 영어 사용하지 않고 한국말을 사용하기 였다"고 들려줬다. 이어 그는 "어린 나이에 사장이 되다보니, 부하직원이 연장자인 경우가 많아 '형님'이라고 불렀더니 좋아하더라"며 "직원에게 불량률을 '영(0)으로 하라'했는데, 상대는 '영어로 보고하라'고 알아듣는 영어와 관련된 해프닝이 었었다"고 소개했다.

■김난도 교수

김난도 교수는 "젊은이들이 흔들림 때문에 제 때 해야할 고민을 하지 못하고 유예한다"면서 "흔들림은 성장의 동력이기 때문에 거부하기 보다는 온 몸으로 부딪혀 받아들여야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한 "청춘은 '벤치마킹'이 아니라 '셀프마킹' 해야한다"며 "남처럼 되려 하고 '나는 뭐가 부족할까'라며 스스로를 비하하는 대신 어떻게하면 나 자신이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나비가 되기 직전의 애벌레를 예로 들면서 "어느 날 나비가 되는 순간이 오니 당장의 이익이나 명예를 위해 움직일 것이 아니라땅속에서 5년을 기다리 성장하는 모죽처럼 꿈을 위해 꾸준히 투자하라"고 당부했다.

■장미란 선수

장미란 선수는 "원래는 스포츠에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역도를 시작하면서 기록을 세우고 나니 인생이 달라지기 시작했다"며 "도전하는 것이 여전히 두렵기는 하지만 마음 속에 무언가를 품고 결정했다면 못 이룰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지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이후 첫 슬럼프를 겪었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경기 내용도 안 좋았지만 당시 상대 선수가 '이제 장미란에게 질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해 많이 힘들었다"며 "첫 슬럼프 이후 다시 훈련을 한 결과 기록을 10㎏까지 늘리면서 무사히 극복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평소 시합에 나가면 상대 선수가 바벨을 떨어뜨리길 기도하곤 했는데 어느 순간 그 행동이 부끄러워졌다"며 "상대 선수를 의식하는 대신 내 목표를 이루자고 생각하니 경기가 더 잘 되더라"고 소개했다.

hwyang@fnnews.com 양형욱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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