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교수 연구팀은 산화 처리된 실리콘 나노선에서 전기를 흐르게 하기 위해 첨가한 불순물 붕소(B), 인(P) 등의 움직임과 비활성화를 일으키는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현재 최첨단 기술로도 10㎜(나노미터) 이하의 실리콘 기반 반도체 제작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리콘 나노선은 굵기가 수 나노미터이기 때문에 반도체를 만들 수 있다.
실리콘 나노선은 원래 전기가 흐르지 않는데 반도체 소자로 적용하려면 인, 붕소와 같은 불순물을 소량 첨가해 전기가 흐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덩어리 형태의 기존 실리콘에 비해 나노선에서는 불순물 첨가가 어려울 뿐 아니라 전기전도 특성을 조절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
장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단순 모형을 이용한 기존 이론을 개선한 양자시뮬레이션 이론을 고안해 실제와 매우 가까운 원자 모델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실리콘 코어 내부에 첨가된 붕소 불순물이 산화과정에서 코어를 싸고 있는 산화물 껍질로 쉽게 빠져나가는 원인을 세계 최초로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이와 함께 인 불순물은 산화물로 빠져나가지 못하지만 서로 전기적으로 비활성화 된 쌍을 이루면서 효율을 감소시킨다는 사실도 밝혔다. 이 현상은 나노선이 필름 형태로 돼 있는 기존 실리콘에 비해 같은 부피라도 표면적이 더 넓기 때문에 더욱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고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입증했다.
장기주 교수는 "이번 연구방법은 실리콘과 산화물 사이의 코어-쉘 나노선 모델을 구현하는 이론 연구의 기본 모형으로 받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히 10㎜급 수준의 소자 연구에서 실리콘 채널을 산화물로 둘러 싼 3차원 원자구조를 구현해 소자 특성을 밝히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나노과학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나노레터스(Nano Letters)' 9월 17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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