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로운송 중 도난된 듯
경찰은 이에 따라 △육로 운송 당일과 평상시 운송소요 시간 분석 △육로 운송이 지체된 이유 △운송과정에서 발생한 각종 문제점 △고속도로 사정 등에 대해 독일 경찰과 공조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23일 "OLED TV를 운송하던 독일 현지 차량이 프랑크푸르트공항을 출발해 베를린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인근 공터에 정차해 수 시간 이상 운송을 지체한 것으로 안다"며 "이 과정에서 도난당했을 수도 있다고 판단해 독일 경찰과 한국 주재관,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등과 공조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도 "주말에는 독일 고속도로에서 화물차량 운송시간이 제한되는지를 확인 중"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에 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삼성 측이 지난 8월 17일부터 23일까지 5차례에 걸쳐 모두 60대의 OLED TV를 수원사업장에서 반출, 운송회사로 보냈으며 8월 21일(19대)과 22일(12대)에 총 31대를 베를린 박람회장으로 운송했다. 8월 24일 프랑크푸르트공항에서 육로로 약 560㎞ 운송된 OLED TV는 같은 달 28일 베를린 전시장에 도착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2012 IFA'전시를 위해 한국에서 베를린으로 운송했던 최첨단 OLED TV(55인치) 2대가 사라진 사실을 현지에서 확인했다. 이어 8월 28일 독일 경찰에, 9월 3일 한국 경찰에 각각 수사 의뢰했다.
■국내 운송 도난 가능성 희박
경찰은 국내 운송과정에서 도난 당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잠정 결론지었다. 운송회사는 지난 8월 21~22일 경기 삼성 수원사업장에서 넘겨받은 OLED TV 31대를 5대씩 5개 나무박스, 4대씩 1개 나무박스, 나머지 2대는 다른 제품과 함께 포장해 경기 고양시에 있는 창고에 보관해뒀다가 같은 달 23일 대한항공 화물창고로 옮겼다. 운송회사가 나무박스로 항공포장하고 나서 측정한 무게와 항공사 창고로 입고하고 측정한 무게는 변동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OLED TV 1대 무게는 28.4㎏(TV 19.4㎏+종이박스 9㎏)으로 낱개로 종이박스에 포장된 채 운송회사로 보내졌다.
경찰은 또 8월 21~24일 E사 창고 내 폐쇄회로(CC)TV와 무인경비시스템 분석 결과 바꿔치기나 절도 등 특이사항은 없었으며 국내 운송과정에 관여한 관계자 14명을 조사했으나 용의점도 발견하지 못했다. 도난 당한 TV가 포장된 종이박스에서 대조 가능한 지문 7개를 채취해 분석했으나 삼성전자 담당직원 2명의 지문으로 확인돼 용의점을 둘만한 인물도 없었다. 항공포장된 나무박스를 개봉하고 올레드 TV 2대를 빼낼 수 있는지에 대해 실험한 결과 박스 한 면에 고정된 볼트와 너트를 풀고서 내용물을 빼내고 다시 포장해도 내부 비닐포장재만 훼손될 뿐 외관상 문제는 없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pio@fnnews.com 박인옥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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