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패 뒤 1승을 거두며 반격에 성공한 SK지만 끝 마무리가 개운치 않았다. 바로 마무리 정우람(27,SK)의 부진 때문이다.
SK 와이번스는 28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장단 17안타를 터뜨린 타선의 활약에 힘입어 12-8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시리즈 첫 승을 올린 SK는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SK는 웃을 수만은 없었다. 그간 침묵했던 타선이 폭발한 대신 믿었던 마운드가 붕괴됐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야심차게 준비했던 부시-채병용 카드(2⅓이닝 6실점)는 삼성 타선에 무너졌고, 마무리 정우람은 실점을 허용하며(1이닝 1실점) 또 다시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특히 믿었던 정우람의 부진이 눈길을 끈다. 12-7로 앞서 있던 9회 박희수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정우람은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내며 그대로 경기를 끝내는 듯 했지만 이승엽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내준 뒤 신명철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 1실점을 기록했다. 정우람의 실점이 승부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지만 정우람이 SK의 붙박이 마무리인 것을 감안한다면 아쉬운 부분임에는 틀림없다.
올 시즌 30세이브를 올리며 SK 역대 시즌 최다 세이브 타이기록을 수립한 정우람은 박희수와 함께 철벽불펜을 형성했다. SK의 승리 공식에는 이들의 활약이 절대적이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들어 정우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앞서 지난 17일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연장 10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는 등 2이닝 동안 2피안타 4사사구 1실점을 기록, 패전투수의 멍에를 뒤집어썼던 정우람은 이어 4차전에서도 2-0으로 앞서 있던 9회 마운드에 올라 1사 후 홍성흔에게 중월 솔로 홈런포를 얻어맞으며 1점차까지 쫓겼다. 이후 동점 및 역전을 허용하지는 않았지만 페넌트레이스에서 단 1개의 홈런도 허용하지 않았던 정우람이기에 SK는 불안감을 감출 수 없었다.
다행인 점은 3차전에서 정우람과 같이 6일 만에 마운드에 오른 박희수가 호투를 펼쳤다는 점이다. 이날 박희수는 1⅓이닝 동안 삼진 3개를 잡아내며 무실점 호투를 선보였다.
SK가 한국시리즈 첫 승을 챙기며 분위기 전환에 성공한 만큼 남은 경기에서 불펜진들의 활약 여부가 전체 시리즈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한 SK-삼성이 4차전 선발투수로 각각 김광현, 탈보트를 예고한 상태다. 하지만 김광현은 지난 플레이오프 5차전(1⅔이닝 3실점)에서 부진했고, 탈보트는 한국시리즈 첫 등판이다. 초반 위기를 넘지 못한다면 경기가 예상보다 일찍 불펜 싸움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SK로서는 '철벽불펜' 박희수-정우람의 호투가 절실하다. 박희수는 전날 경기에서 호투를 펼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제 정우람이 보여줄 차례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kahe@starnnews.com최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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