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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논단] 힐링(Healing)이 되는 길/이종휘 신용회복위원회 위원장

박경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11.14 17:21

수정 2012.11.14 17:21

[fn논단] 힐링(Healing)이 되는 길/이종휘 신용회복위원회 위원장

경쟁사회에서는 뒤처지는 사람이 발생하게 마련이다. 그로 인해 몸도 마음도 상처를 받는 사람들이 생긴다. 육체적인 병에 대해서는 모두 적극적인 치료를 하려 하지만 마음의 상처에 대해서는 속으로 삭이며 그로 인한 스트레스를 그대로 가져간다. 이러한 스트레스가 계속 쌓이게 되면 결국 몸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만다. 그리하여 웰빙이 주된 관심사였던 시대에서 요즘은 '힐링(healing)'이 화두로 대두되고 있다. 육체적인 치료에 더해 내면에 쌓인 상처의 치유를 통한 건강한 삶을 지향하고자 한다.

그러면 힐링을 위해서는 무슨 방법이 좋을까.

자신의 노여움이나 슬픔을 누군가에게 속 시원히 이야기하며 털어놓는 것은 힐링의 한 방법으로 유용하다. 환자가 의사에게 자신의 증상을 이야기하듯이 자신의 고민을 가족이나 친구 혹은 카운슬러에게 속내를 털어놓음으로써 어느 정도 치유가 가능하다.


어느 기관에서 자신의 직업에 대한 만족도를 설문 조사해 얻은 결과에 따르면 초등학교 교장, 목사와 대학교수가 상위권에 올랐다고 한다. 이러한 직업군은 여러 사람을 상대로 말을 많이 하게 되고 또한 상대가 자신을 절대적으로 신뢰하며 경청하기 때문에 스스로 만족도가 높아 스스로의 자존감도 높아지며 힐링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대개의 사람은 대화를 할 때 말을 많이 하려고 한다. 대화의 주도권을 쥐고 자신의 생각을 타인에게 주장하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타인의 말을 들어주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칼럼니스트인 도로시 딕스는 "대중에게 다가서는 지름길은 그들에게 혀를 내미는 것이 아니라 귀를 내미는 것이다. 내가 상대방에게 어떤 달콤한 말을 한다 해도, 상대방 입장에서는 자기가 말하고 싶어 하는 얘기의 절반만큼도 흥미롭지 않은 법"이라고 밝혔다.

이청득심(以聽得心), 인간관계의 기본인 대화에서 상대방의 마음을 얻고 설득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사람들은 자기 말에 귀 기울여주는 사람을 좋아하기 때문에 말하기보다 듣기가 더욱 중요하다.

신용회복위원회에서는 채무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많은 이에게 문제 해결을 위한 채무조정 업무를 하고 있다. 채무조정에 앞서 직원들이 상담을 통해 채무 문제로 지친 방문자로부터 누구에게도 말하기 어려웠던 그동안의 고통스러운 사정과 마음의 상처에 대해 경청하게 되는데, 이러한 상담은 1차적으로 방문자의 심리적인 안정과 치유를 위해서 대단히 중요한 과정이다. 최근에 많은 기업이 상생을 위한 나눔 활동을 그 어느 때보다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층 더 어려워진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의 필요성이 커지며 이를 기업의 시혜적인 활동으로 인식하지만, 사실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기업 구성원들에게 더욱 필요한 활동이다. 다양한 나눔 활동에 참여한 사람들은 소외계층과 함께하며 평소에 느껴보지 못한 보람을 느낀다.
나눔이 단지 도움을 받는 사람에게만 활력이 되는 것은 아니다. 도움을 주는 사람들도 나눔 활동을 통해 직접적인 힐링을 경험하는 것이다.
서로에게 물질적, 정신적 힐링의 기회를 부여하고 있으니 남을 돕는다는 것은 일석이조의 효과를 갖는 것이다.

자신의 스트레스를 치유하고 싶다면 수다를 떨어보자. 다른 이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고 싶다면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들어 주자. 이것 또한 자신의 힐링 방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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