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송동근 기자】동서로 약 73㎞, 남북으로 31㎞인 타원형 모양의 화산섬 제주. 이곳의 매력을 꼽으라면 섬 한가운데 우뚝 솟은 한라산을 비롯해 섬 전역에 흩어져 있는 크고 작은 360여개의 오름, 땅밑 160여개의 용암동굴, 그리고 바다 등을 들 수 있다. 작은 섬 하나에 이렇게 많은 오름과 동굴이 있는 경우는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물어 그야말로 '환경자산의 보물섬'으로 자랑할 만하다. 특히 지난 7월 개장 한 달 만에 18만여명의 관람객이 찾아 올해 제주지역 최대의 관광 명소로 부상한 '아쿠아플라넷 제주' 역시 제주의 가장 큰 볼거리 중 하나다.
■해양 첨단과학과 인간의 만남
섭지코지로 유명한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에 자리한 '한화 아쿠아플라넷 제주'는 한라산 주변에 흩어져 있는 기생오름과 동굴 등을 모티브로 '아름다운 화산섬'이라는 제주의 매력을 담고 있다. '아쿠아플라넷'이란 물을 상징하는 '아쿠아(aqua)'와 행성을 뜻하는 '플라넷(planet)'의 합성어로 바다의 웅장함, 해양 첨단과학과 인간의 만남을 뜻한다. 이곳을 찾은 관람객은 먼저 아름답게 펼쳐진 해안선을 따라 자연과 잘 조화된 건물과 성산일출봉의 절경에 감탄하게 된다. 내부로 들어서면 로비 좌측에는 '바다와 과학'이란 주제를 테마로 한 '마린사이언스(Marine Science)'가 자리해 있고, 그 왼쪽에는 '바다와 인간'을 테마로 한 아쿠아리움이 관람객의 가슴을 뛰게 한다.
아쿠아플라넷은 아쿠아리움, 오션 아레나, 마린사이언스, 센트럴코트 등으로 이뤄져 있으며 연면적 2만5600㎡(약 7740평)에 수조 용적량 1만800t의 초대형 규모를 자랑한다. 이는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던 일본의 추라우미 아쿠아리움(1만400t)을 뛰어넘는 것으로 세계 톱 10 규모의 아쿠아리움이다. 이에 걸맞게 전시된 바다생물도 다종다양해 관람객의 눈을 연신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자연과 인류의 공생'이란 테마로 전시된 이곳의 생물은 총 500여종 4만8000여마리에 달한다. 국내 최초로 반입된 만타레이(쥐가오리)를 비롯해 돌고래, 대형 상어, 거대 흑가물치, 1만 마리에 달하는 정어리 등 수많은 해양생물이 살아 숨쉬고 있어 그야말로 교육·문화·엔터테인먼트가 어우러진 어뮤즈먼트 테마파크라 할 만하다.
■제주와 5대양의 바다를 재현
겉보기에는 건물이 1개 단층으로 보이지만 실제 내부는 지하 1층, 지상 2층 구조로 이뤄져 있고 각층마다 풍성한 볼거리로 가득하다. 로비에 들어서면 우선 5m가량 넓게 펼쳐진 오색의 '문섬 수조'가 관람객을 반갑게 맞이한다. 이는 제주에서도 빼어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문섬을 재현한 것으로 형형색색의 산호초와 귀여운 열대어가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이어 입구로 향하면 원통기둥을 대각선으로 깎아낸 듯한 대형수조 5개가 일직선으로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이 바로 1층의 메인 수조인 '파이브 오션스(Five Oceans)'. 이곳은 북극해와 대서양, 태평양, 인도양, 남극해 등 5개 구역으로 이뤄져 있으며 각각의 바다를 대표하는 생물들이 볼거리를 선사한다. 수조는 신기한 바다 물고기를 더욱 가까이 감상할 수 있도록 눈높이에 맞춰 비스듬하게 배치, 해양생물을 보다 실감나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파이브 오션스를 지나면 주상절리를 원형 그대로 재현한 '주상절리 터널'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짙은 회색의 주상절리층 가운데에는 10개의 특수수조가 설치돼 있으며, 이 안에는 천지연폭포에서 발견된 무태장어, 버들치, 참붕어 등 제주 민물고기가 전시돼 있다. 바다를 마치 통째로 담아낸 듯한 세계 최대급 메인수조 '제주의 바다'에는 수염상어, 매가오리, 동수구리 등 50여종의 대형 해양생물이 서식하며 바닷속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관람창 크기가 가로 23m, 세로 8.5m로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었던 바다의 신비가 바로 눈앞에서 펼쳐진다.
■바닷속 생물이 눈앞 '오션 아레나'
아쿠아플라넷에서는 해양생물을 관람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수조 밖 가까이서도 해양생태계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원형극장 '오션 아레나(Ocean Arena)'가 있다. 오션 아레나는 입체 구조식 '퍼포먼스 아쿠아리움'으로 바다코끼리·물개 공연, 큰돌고래 등의 생태를 보여주는 설명회 등이 매일 수차례 진행된다. 보통 영화관의 5배가 넘는 1500석의 좌석이 마련돼 대형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규모를 자랑한다. 오션 아레나에서는 이 밖에도 하루 4차례 '싱크로 나이즈 쇼'가 펼쳐진다. 여섯 명의 우크라이나 출신 미녀 선수들이 '인간과 자연의 하나됨'을 주제로 경쾌한 음악에 맞춰 상상 이상의 볼거리를 제공한다. 아쿠아플라넷의 또하나의 명소가 바로 '마린 사이언스'다. 이곳에는 대양과 해저를 미니어처, 체험기구, 첨단 컴퓨터그래픽(CG) 등을 통해 알기 쉽게 재현해 놓아 흥미롭다. 해저탐험을 콘셉트로 바다 깊은 대륙붕 위를 실제처럼 재현해 놓아 사실감을 더해 주고 벽면에는 인류에게 아직도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는 바다를 미니어처를 통해 설명해 준다. 또한 곳곳에는 쓰나미(지진해일) 체험 등을 실제로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어 어른은 물론 아이들과 함께 유익한 한때를 즐기기에 좋다.
dksong@fnnews.com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