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이스라엘-하마스 닷새째 무력 충돌

김유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11.18 17:37

수정 2012.11.18 17:37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단체 하마스 간 교전이 격화하면서 4년 만에 '가자 전쟁'이 재발할 것이란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17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및 AP, AF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앞서 하마스 내각 본부, 보안시설, 경찰본부 등 가자지구 200여곳을 공격한 데 이어 이날까지 닷새째 공격을 이어갔다. 그 결과 내각 본부 내 총리 집무실뿐 아니라 장거리 로켓 90%가 파괴됐다. 지난 14일 이후 가자지구 주민 47명이 희생됐으며 450여명이 부상했다.

여기에 하마스도 강력하게 맞대응하면서 전운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하마스는 지난 15~17일 로켓 492발을 발사, 이스라엘 건물 일부가 파괴됐으며 부상자가 나왔다.

그러나 양측 모두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정전의 조짐은 요원하다. 서로 상대편이 공격을 멈춰야 공격을 멈추겠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 측은 지상군을 투입할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이스라엘은 예비군 7만5000명을 소집, 접경지대에 대규모 병력과 탱크 및 장갑차를 배치한 상태다.

상황이 이렇자 국제사회도 발 빠르게 나섰다. 국제사회의 입장은 여전히 팔레스타인을 옹호하는 아랍연맹(AL)과 이스라엘을 감싸는 미국으로 양분됐으나 가자지구에 평화를 되찾자는 데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AL은 17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긴급 외무장관회의를 열고 이스라엘의 공격을 비난하면서도 각국 외무장관으로 구성된 대표단을 파견키로 했다. 양측 모두와 긴밀하게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진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이 정전 가능성을 암시하면서 평화의 기운이 감돌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도 이스라엘·이집트 지도자들과 만나 사태 해결방안을 논했다. 백악관 측은 하마스 측에서 공격을 중단하면 가자지구 공격 수위를 낮추는 게 바람직하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국제사회의 개입에도 사태가 빠르게 수습될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양측 지도자들의 정치적 계산에 따라 전면전으로까지 악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이 내년 1월 총선을 앞둔 만큼 정치적 의도를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노무라 글로벌 마켓의 알래스테어 뉴턴은 "이스라엘의 집권 리쿠드당은 선거에 앞서 안보 문제로 표심을 얻으려 해왔다"며 "이번 충돌이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또 최근 팔레스타인이 유엔에 지위 격상 신청을 했다는 점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싣는다. 오는 29일 유엔 총회에서 팔레스타인이 비회원 참관국 신청을 승인받을 경우 독립국으로 인정받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이를 저지하려는 게 이스라엘의 의도라는 풀이다.


하마스 역시 교전을 정치적 세력을 키우는 데 악용할 수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교전이 격화하면서 팔레스타인 주민의 지지가 자치정부를 이끄는 마무드 압바스 수반에서 하마스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된 데다 이스라엘의 공격이 부당하다고 여기는 지역주민에겐 하마스가 영웅이나 다름 없기 때문. 아랍권 지도자들도 하마스의 무력대응에 연대를 표명하면서 이 같은 분위기는 더욱 굳어지는 모양새다.

nol317@fnnews.com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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