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의 한국시장 진출은 국내 중소가구업계의 생존기반을 위협하는 중요한 사안이다. 국내 가구업계는 일부 메이저업체를 제외하고는 자립기반을 갖추지 않은 상태다. 자립기반을 갖추기 위해서는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대한가구산업협동조합연합회(가구연합회)양해채 회장은 오는 2014년 글로벌 가구기업 '이케아'의 한국진출에 대해 평가하고 정부의 가구산업 지원책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962년 설립된 가구연합회는 국내 중소 가구업계를 대표하는 단체로 산하에 11개 지방조합을 두고 있다. 양 회장은 지난해 2월 22대 회장으로 취임했고 2015년 2월까지가 임기다.
그는 이케아 진입에 대비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관세의 균등성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국내 시장에 들어오는 가구 반제품 또는 완제품은 무관세로 수입된다. 원자재의 경우 8%의 기본관세를 물어야만 수입이 가능하다. 이케아 역시 국내 진출 시 무관세 진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국내 가구산업에 위협이 된다는 게 양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원자재는 관세를 물고 반제품과 완제품은 무관세로 들어오는 것은 형평에 어긋나는 것 같다"며 "수입 가구에도 관세를 붙이든지 아니면 파티클보드(PB)나 중밀도섬유판(MDF)에 붙는 관세를 없애야 형평성에 맞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와 함께 양 회장은 또다른 업계 현안으로 정부 조달시장 문제를 제기했다. 조달청을 통해 정부에 납품하는 조달시장은 국내 중소가구사를 먹여살리는 젖줄과도 같은 시장이다. 하지만 이 조달시장이 예전과 같지 않은 상태다. 4대강 사업과 무상급식에서 발생한 예산 쏠림현상으로 인해 조달시장 내 가구 수요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우선 양 회장은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의 다수공급자계약(이하 마스, MAS)의 2단계 경쟁을 문제로 지적했다. 이미 조달청에서 적정가격을 산정해 놓은 마당에 가격경쟁을 또다시 유도하고 있다는 것. 이 경우 중소 가구업체들이 제살 깎아먹기식 출혈경쟁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어 그는 조달청의 가구에 대한 입찰 기준 강화 역시 문제라고 지목했다. 조달청은 내년 3월부터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의 다수공급자계약에 공급되는 가구의 품질기준을 KS인증 및 단체표준인증 수준으로 맞출 방침이다. 기준 강화는 문제될 것이 없지만 중소업체들이 준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다는 게 양 회장의 설명이다
양 회장은 "과거 일부 가구업체와 공무원 간에 비리가 발생하면서 마스 2단계가 생겨났지만 이대로는 '벼룩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우는 셈'에 불과하다"며 "비리가 발생한 업체와 공무원을 처벌해야지 중소기업들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KS인증과 단체표준인증을 원하는 정부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중소회사들이 많은 가구업계의 상황에 따라 시간적 여유를 좀 더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가구업계의 목소리를 하나로 뭉치게 만들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현재 가구 관련 단체는 가구연합회를 비롯 브랜드 가구사들의 모임인 한국가구산업협회(가구협회), 캐비닛과 사무가구 중심의 한국금속가구협동조합연합회, 부엌가구 중심의 한국씽크공업협동조합 등의 여러 단체로 채널이 분산돼 있다. 이 때문에 대정부 교섭능력이 다른 업종에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우선 양 회장은 목소리를 모으기 위해 큰 틀 안에서 가구협회와의 통합도 추진할 수 있다는 의사를 보였다. 그는 "정부에 찾아갈 때 어느 한 단체를 축으로 같이 움직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보니 단체의 대표성이나 무게감이 다른 업종에 비해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가구협회와 통합해서 움직인다면 업계의 목소리를 전달하기에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양해채 회장 약력△55세 △전북 남원 △연세대 경영대학원 CEO과정 △경민대 최고경영자 과정 △서울·경인가구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요람 대표(현) △대한가구산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현) △중소기업중앙회 이사(현) △법제처 국민법제관(중소기업 분야·현)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