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신장이식 교차반응항체 높은 환자, 탈감작 치료로 치료 가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12.06 10:34

수정 2012.12.06 10:34

서울대병원 장기이식센터 양재석 교수(왼쪽)가 박성한씨와 외래 진료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장기이식센터 양재석 교수(왼쪽)가 박성한씨와 외래 진료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신장이식 대기 환자 중 이식 장기를 공격하는 교차반응항체(PRA)가 높은 환자들에게 탈감작 치료를 실시하면 신장이식 대기 기간이 짧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학교병원 장기이식센터는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서울대학교병원 신장이식대기환자 1231명을 분석한 결과 신장이식 대기 기간이 7년 이상인 환자 159명 중 약 30%의 환자가 교차반응항체 수치가 50% 이상으로 신장을 이식받는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6일 밝혔다.

말기신부전 환자가 최근 급속히 증가하고 있지만 뇌사공여자는 부족해 이식을 받기까지 평균 4.7년을 기다린다. 하지만 교차반응항체 수치가 높을수록 대기기간은 그보다 더 길어진다. 또 환자가 이전에 잦은 수혈과 장기 이식을 경험했다면 혈액 내 교차반응항체가 높아져 신장을 이식받을 기회가 와도 다음 기회로 미뤄야 한다.

탈감작 치료법은 체내 교차반응항체의 양을 줄이고 항체를 생성하는 세포를 없애기 위해서 면역글로불린, 혈장교환술 및 리툭시맵 (rituximab), 볼테조밉(bortezomib) 등을 이용해 시행한다. 일반적으로 약 4주간의 준비과정이 필요하다.

혈액투석환자인 박성한씨(41)는 지난 1998년 아버지로부터 신장을 이식 받았지만 상태가 악화돼 2003년부터 혈액투석을 시작했다.
새로운 신장을 이식 받기 위해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KONOS)에 이식대기자로 등록했지만 교차반응항체가 생겨 이식이 좌절됐다. 7년 넘게 기다렸던 그는 지난 2011년 11월 서울대학교병원에서 교차반응항체를 제거하는 탈감작 치료를 받았다. 두 달 후 항체가 없어졌다는 최종 검사 결과를 받은 후 12월 30일 신장을 이식받을 수 있었다.


서울대병원 장기이식센터는 2010년부터 탈감작 치료를 시작해 현재까지 총 8명의 환자에게 실시했다.

안규리 서울대병원 장기이식센터장은 "신장이식을 받아야 하는 환자 중 재이식, 교차반응항체를 가진 사람이 증가하고 있어 이식 의료기관에서는 이들에 대해 체계적인 관리 지침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보다 많은 기관에서 탈감작치료를 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면, 교차반응항체 수치가 높아 이식을 못 받은 환자들의 신장이식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신장이식 대기 환자는 2012년 7월 기준으로 1만1700명(KONOS)이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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