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범죄를 저지른 뒤 해외로 도피한 사범 10명 중 6명이 경제사범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해외도피사범이 갈수록 늘어남에 따라 경찰은 지난 6월 신설한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추적반과 5월 필리핀 경찰청에 설치·운영 중인 '코리안데스크' 등을 적극 활용해 끝까지 추적한다는 방침이다.
■국내서 범죄 후 해외도피 급증
11일 경찰청 외사국에 따르면 지난 11월 말 현재 인터폴과 공조수사를 진행 중인 해외 도피사범은 모두 1114명에 달한다. 범죄 유형별로는 경제사범이 61.5%인 685명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강력범이 85명(7.6%), 마약사범 64명(5.8%) 등이다.
해외도피 경제사범의 대다수가 사기나 횡령·배임, 부정수표단속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강력범의 경우 살인, 강도, 강간 등의 혐의로 경찰과 인터폴의 추적을 받고 있다.
이들 도피사범의 도피 국가별로는 미국이 312명(28%)으로 가장 많고 중국이 240명(21.5%), 필리핀이 132명(11.9%), 캐나다·홍콩이 각각 51명(4.6%)이다. 도피사범의 절반이 미국과 중국행을 택한 것이다.
경찰은 인터폴과의 공조 및 인터폴추적반, 코리안데스크 등을 가동해 지난 2010년 61명, 지난해 74명, 올해 11월 말 현재 94명을 검거해 국내로 송환했다. 이들 중 경제사범은 2010년 44명, 지난해 51명, 올해 11월 현재 54명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도피국가, 미국·중국이 절반
이들 해외도피사범은 최근 3년간 미주지역에서 46명, 중국에서 41명, 태국에서 33명, 필리핀에서 30명, 베트남에서 15명, 인도네시아에서 7명, 기타 지역에서 57명이 검거돼 송환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지난 3월 국내에서 담보주식 65억원 상당을 횡령한 뒤 마카오와 필리핀 등을 오가며 해외도피 생활을 하던 악덕사채업자 김모씨(35)를 현지에서 검거, 국내로 송환해 사법처리했다.
김씨는 지난해 6월 주식담보 대출약정을 체결한 뒤 담보로 넘겨받은 65억원 상당의 주식 159만주를 팔아치운 혐의(횡령)다.
경찰은 또 중국과 홍콩 등지에서 국제변호사 행세를 하면서 한·중 여성들에게 수억원의 금품을 뜯어낸 혐의로 수배를 받아오던 일명 '광저우 카사노바' 신모씨(43)가 홍콩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검거되자 인터폴과 협조, 신씨의 신병을 넘겨받아 국내로 송환했다.
경찰은 이 밖에 태국에서 검거된 경기 안양환전소 여직원 강도살인 사건의 주범인 최모씨(46)를 금명간 송환해 사법처리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국내에서 범행을 저지르고 해외로 도피한 사범들의 행방을 쫓기 위해 인터폴 등 가용한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며 "해외로 도주한 범법자들을 끝까지 추적해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pio@fnnews.com 박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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