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첫 여성 대통령] 재계 “경제민주화도 좋지만.. 잃어버린 활력 되찾아주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12.19 18:08

수정 2012.12.19 18:08

제18대 대통령 선거일인 19일 서울 여의도동 여의도중학교에 마련된 여의도5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길게 줄을 서서 투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제18대 대통령 선거일인 19일 서울 여의도동 여의도중학교에 마련된 여의도5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길게 줄을 서서 투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앞으로 5년간 '대한민국호(號)'를 이끌어갈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거는 국민의 기대는 각계각층의 입장만큼이나 다양하고도 컸다. 선거 과정에서 표출됐던 각종 세대 간, 지역 간 갈등들이 박 당선인에게는 모두 풀어야 할 숙제가 된 셈이다. 글로벌 경제위기와 급변하는 외교환경 속에서 대한민국의 도약을 바라며 박 당선인에게 당부하는 국민의 진솔한 바람을 들어봤다.

■대기업,경제위기 대책 최우선과제

제조업계는 대통령 당선인에게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정책과 사회 통합을 기대하고 있다. 경영환경이 좋지 않은 만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고 또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분열된 국론을 아우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19일 "유럽발 재정위기 여파와 미국발 재정절벽 등 세계 경제 환경이 좋지 않아 우리 경제도 부정적인 영향에 직면하고 있다"며 "신임 대통령 당선인은 우선적으로 이를 극복하기 위한 경제정책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된 '경제민주화'도 좋지만 일단은 경제를 회복시킬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재계의 다른 관계자는 "최근 일본에 국수주의를 표방하는 아베 정권이 들어섰고 중국도 보호무역 움직임이 있는 등 경영환경이 상당히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국내 기업들이) 세계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경제민주화'에 대해 재계의 다른 관계자는 "경제민주화는 '가야 할 길'이고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서 "다만, 기업들이 제대로 준비하고 진행할 수 있도록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산업부

■금융권,실효성 있는 정책 마련을

금융권은 대통령 당선인에게 날로 어려워지는 경기에 내실을 다지면서도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달라고 당부했다.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최근에는 저금리 기조에 순이자마진(NIM)마저 하락세를 보였다"며 "순수 은행수익뿐 아니라 기타 사업 분야를 통해서도 수익 창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지나친 규제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드모집인에 대한 파파라치 제도나 제2금융권에 대한 자본건전성 제한 등 각종 규제일변도 정책에 대한 우려가 없지 않았다"며 "보다 실효성 있는 정책을 바란다"고 말했다.

또 새 정부 출범 이후 도입되는 가맹점 카드수수료 체계나 바젤3 등 새 정책에 대해서도 "새 체계의 연착륙을 위한 정부 차원의 든든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금융부

■증권가,자본시장법 조속한 통과를

증권가에서는 규제 완화를 한목소리로 요구했다. 또 자본시장통합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 금융투자업계에 도약의 기반을 마련해 달라는 의견도 많았다.

김기범 KDB대우증권 사장은 "자본시장통합법 도입 취지는 금융투자업권 경계를 허물어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 경쟁력을 갖추게 하려는 것"이라며 "법 도입 취지를 살려 자유롭게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갖출 수 있도록 과감한 규제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도 "글로벌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한국형 투자은행(IB) 육성이 시급하다"며 "이를 위해 자본시장법개정안 통과 및 관련 규제의 완화가 조속히 시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투자업계 활성화를 위해 정부의 지원을 요구하기도 했다.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는 "기업의 자금조달과 다양한 투자수단 제공이라는 자본시장 본연의 임무를 수행함과 동시에, 한국 경제의 발전을 견인해 나가는 한 축으로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적극적인 정책을 펴달라"고 당부했다. 노학영 코스닥협회장은 "코스닥시장이 나스닥과 같은 첨단기술주 시장으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정부의 실질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며 "코스닥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 및 코스닥 전용펀드에 대한 세제혜택 지원, 기업의 법인세 인하 등 정부 차원의 지원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증권부

■건설·부동산업계,하우스푸어 지원 시급

건설.부동산업계는 대통령 당선인에게 무엇보다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가계부채의 심각성을 인식,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한 지원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부동산 시장은 집값 하락과 거래 실종으로 어렵게 내 집을 장만한 사람들은 '하우스푸어'로 전락했고 국내 100대 건설사 가운데 20개사 이상이 불황을 이기지 못한 채 쓰러진 상태다.

또 생애최초 내 집 마련 수요자들에게 대출 규모 확대와 저금리로 집을 살 수 있는 길을 터주는 등 주택구매 능력을 높여줄 필요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국회가 발목을 잡고 있는 각종 규제 개혁도 필수적이다. 시장을 살리기 위해 내놓은 분양가 상한제 폐지안과 올해 말로 일몰 종료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안 등은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이다.

부동산 정책의 일관성도 주문했다. MB정부는 지난 5년 동안 26차례 이상 부동산 정책을 쏟아냈지만 침체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시장을 침체시키기는 쉬워도 살리기는 힘들다는 것을 새 정부는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부동산시장 침체가 새 정부 들어서도 1년 이상 지속된다면 하우스푸어 폭발과 가계부채 부실 등으로 경제 전체가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건설부동산부

■정보통신기술업계,ICT 전담부서 신설하길

정보통신기술(ICT)업계는 치열한 글로벌 시장 환경 속에서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추도록 지원할 수 있는 강력한 전담 부처 신설을 요구했다. 한 스마트폰 제조사 임원은 "이명박 정부에서는 ICT 정책이 여러 부처로 분산돼 정부에서 약속한 지원책을 책임지고 실행할 주무 부처가 없었다"며 "ICT 전담부처가 필수과제"라고 강조했다.

통신업계는 이명박 정부가 20% 통신료 인하 정책을 밀어붙이면서 정부의 시장 개입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에 차기정부에서는 이를 지양해줄 것을 요구했다. 인터넷.게임업계는 글로벌기업과 국내 업체 간의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는 규제는 해소하고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해 달라는 요청을 내놨다.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기업들이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는 동안 국내 인터넷 업계는 제한적 본인확인제 같은 규제에 발목이 묶여 있다. 또 게임업계에서는 애니팡, 드래곤 플라이트 등 모바일게임 열풍으로 중장년.노년층도 함께 즐기는 문화가 형성된 것을 계기로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해소되길 기대했다. 이를 위해 차기정부가 셧다운제, 게임시간 선택제, 웹보드 규제 등 각종 규제정책을 줄여 주기를 바랐다. 정보미디어부

■유통업계,지나친 규제 풀어달라

유통업계는 경기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규제를 풀어주기를 희망했다.

올 들어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정치권과 정부는 대형 마트의 강제휴무일을 지정하고 신규 점포 개설에서는 거리제한 등 각종 규제를 실시했다. 이로 인해 유통업계는 내수경기침체와 맞물리면서 성장률이 둔화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백화점 업계는 새 대통령 당선인에게 "고용 창출과 자금 선순환 등 국내 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업의 사회적 목적에 부합할 수 있도록 환경과 제도가 정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형 마트 관계자는 "골목상권을 보호한다는 유통법 개정안 취지는 공감하지만 규제로 인해 또 다른 영세 사업자인 대형 마트 임대상인, 중소 납품업체, 농어민 등이 보는 피해에 대해선 아무런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프랜차이즈협회는 '프랜차이즈 산업이 골목상권을 지키고 있는 자영업자를 살리는 대.중소기업 상생 발전의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협회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산업은 매출액 100조원대에 종사자 수도 150만명에 달하는 국가 경제의 중요한 산업"이라며 "이러한 순기능이 있는 데도 프랜차이즈 본부와 가맹점을 강자, 약자의 이분법적 논리로 바라보는 현실은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생활경제부

■교육·법조계,대학 등 재정지원 늘려야

지방자치단체, 대학, 사회 공익법인 등은 새 대통령 당선인에게 적극적인 재정 지원과 함께 제도 개선을 당부했다.

교육계와 시민단체들은 적극적인 정부의 재정 지원을 요청했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4%를 고등교육에 투자하는 중국보다 못한 한국 교육계의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요청했다. 박철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장(한국외국어대학교 총장)은 "반값 등록금 실현과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일부 공약대로 GDP 대비 1% 이상 교육 재정 확보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화우 윤호일 대표변호사는 "새 대통령은 법치주의를 더 진전시키고 확립시킬 수 있는 지도자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역시 새 대통령에게 바라는 것 가운데 하나다.
10년차 모 평검사는 "검찰의 독립성 확보를 통해 거악 척결과 인권수호라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수 있는 검찰 개혁안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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