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향후 국정운영의 윤곽을 드러냈다. 박 당선인의 '국정 키워드'는 화해와 대탕평, 국민대통합, 100% 대한민국, 경제민주화, 상생과 공생, 국민행복시대, 튼튼한 안보와 신뢰외교, 올바른 역사인식 등으로 요약된다. 대선 과정에서 분열된 국론을 통합하고 새 시대를 열기 위해 화해와 대탕평을 강조하는 한편 경기위기를 극복하고 세계 1등 경제대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경제민주화와 나눔의 경제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대통합 '미래창조국가' 건설
박 당선인이 최우선순위로 추진할 목표는 국민대통합이다. 구체적인 방법이 제시된 게 화해와 대탕평 인사다. 이가운데 구체적 실행으로 당장 실시될 것은 대탕평 인사가 될 전망이다.
실제로 박 당선인은 회견에서 "과거 반세기 동안 극한 분열과 갈등을 빚어왔던 역사의 고리를 화해와 대탕평책으로 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대선이 보수대연합과 범야권연대 간 구도로 대립각을 세우면서 내년 집권 초 자칫 보·혁 갈등이 새 국정운영에 최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 사회의 최대 고질병인 지역갈등 문제를 끊기 위해 영남과 호남을 비롯해 각 지역의 인재들을 능력에 맞게 고루 등용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대통령이라는 점과 사회 및 세대 간 양극화가 심화된 점을 해소해야 한다고 평소 강조해왔던 점도 대탕평인사에 적극 반영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박 당선인은 회견에서 "모든 지역과 성별, 세대의 사람을 골고루 등용해 대한민국의 숨은 능력을 최대한 올리고 국민 한 분 한 분의 행복과 100%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 저의 꿈이자 소망"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연장선에서 박 당선인은 대선에서 경쟁했던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문 후보 지지자들에게 위로를 보내면서 "저나 문 후보나 대한민국을 위하고 국민 여러분을 위한 마음만은 같았다고 생각하며, 국정운영에서 국민을 위한 이 마음을 늘 되새기겠다"고 말했다.
미래 창조 국가를 건설하겠다는 박 당선인의 약속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극단적 분열상을 확실히 치유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국내 구태정치에 대한 정치쇄신을 단행하고 '100% 국민대통합'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혁신적인 의견수렴 창구를 만드는 방안도 적극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박 당선인은 후보 시절이던 지난 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유세에서 "선거 과정에 온 나라가 갈라지는 모습을 보며 큰 걱정을 하고 있다"면서 "당선 직후 새 정부가 출범하기까지 여야 지도자가 만나 대한민국의 새 틀을 짜기 위한 '국가지도자 연석회의'를 제안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박 당선인이 조만간 어떤 식으로든 야당과 시민사회 등에 연석회의 구성을 위한 러브콜을 보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상생·분배' 경제조합 드라이브
내년 국정운영에서 박 당선인은 경제 위기 돌파와 성장동력 확보라는 이중 과제를 떠안게 됐다.
박 당선인은 회견에서 현재의 경제위기에 대한 냉정한 현실인식을 바탕으로 자신이 구상하는 위기극복 해법의 일단도 드러냈다.
박 당선인은 "1960년대 초 1인당 국민소득이 100달러에도 미치지 못한 나라에서 2012년 지금은 그 200배가 넘는 2만달러의 시대에 살고 있다"면서 경제가 초고속 성장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주부님들의 장바구니 물가와 젊은이들의 일자리에 대한 고민과 고통은 여전히 크다"면서 내수 불안 문제를 지적했다. 이 같은 맥락에서 일단 박 당선인은 집권 초반에 물가 안정을 도모하는 동시에 청년 일자리 창출에 매진할 뜻을 비쳤다.
또 경제민주화를 추진해 경제양극화를 해소하는 데도 주력할 방침을 밝혔다. 구체적인 방법론으로는 경제민주화와 상생·공생을 제시했다. 공정경쟁을 핵심으로 하는 경제민주화를 통해 경제성장의 과실을 대기업과 강자가 독식하는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과 사회적 약자도 골고루 누릴 수 있는 그런 여건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대선기간에 강조해왔던 것처럼 경제민주화 가운데 재벌지배구조 개선 작업보다는 공정거래시장 질서 확립에 무게를 두면서 경제 양극화 현상을 해소하면서 중소기업·자영업자·일반 서민도 골고루 나눠먹을 수 있는 상생·공생 경제를 펼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한국 경제의 시한폭탄인 가계부채 해소와 하우스푸어 해결에 주력해 글로벌 경제침체에 대비한 처방책을 강구하는 한편 글로벌 1등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신성장동력 확보에도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웨어 산업을 육성해 제조, 농업 등 전반적인 산업과 융합을 통해 일자리도 창출하고 개인의 소득 수준도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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