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우연을 재료로 삼는 마술이다. 그 마술은 꼭 그 사람이어야 할 필요가 없는 우연을 그 사람이어야 하는 운명으로 바꾼다. 여기 당신의 인생에 행복한 반전을 전해줄 영화가 있다. 평범한 여자에게 찾아온 운명 같은 사랑을 다룬 영화 '다시 뜨겁게 사랑하라(사진)'다.
다 자란 아이들, 다정하지 않아도 든든한 남편, 안정적인 직장까지 모든 게 평범한 덴마크 아줌마 이다(트린 디어홈 분)는 어느날 날벼락처럼 암 선고를 받는다. 그녀는 치료 후 돌아온 집에서 남편이 젊은 여자와 바람 피우는 현장을 목격한다.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무너지면서 삶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낀 이다는 모든 것을 뒤로한 채 딸의 결혼식을 위해 홀로 이탈리아로 떠난다. 일상 속 모든 것이 순조롭지 않은 그녀에게는 아무 일 없이 비행기를 타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는다. 하지만 머피의 법칙과도 같은 그녀의 삶은 우연을 운명으로 바꾸는 매개체가 된다. 운명 같은 남자 필립(피어스 브로스넌 분)을 낯선 여행지에서 만나게 된 것이다.
로맨틱한 스토리만큼이나 영화가 매력적인 또 다른 이유는 음악과 풍광에서 찾을 수 있다.
이탈리아 남부 지중해의 아름다운 풍경과 적재적소에 배치된 음악의 유기적인 결합은 관객의 오감을 만족시킨다. 다만 아쉬운 것은 우리네 정서와는 조금은 다른 인물들의 설정이다. 대놓고 바람을 피우는 남편이 불륜녀를 딸의 결혼식장까지 데려오는 뻔뻔함을 보여주는 장면 등은 리얼리티를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한다. 이 같은 문화의 차이가 관객에게 어떤 모습으로 받아들여질지 미지수다.
덴마크 여배우 트린 디어홈은 연약한 듯하지만 강인하고 사랑스러운 이다 역을 노련한 연기로 보여줬다. 남자 주인공 필립 역은 007 시리즈에서 신사답고 부드러운 제임스 본드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피어스 브로스넌이 맡아 원숙미 넘치는 연기를 선보였다. 아카데미 최우수외국어영화상 수상작인 '인 어 베러 월드'(2011년) 등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덴마크 여성 감독 수잔 비에르가 메가폰을 잡았다. 15세 이상 관람가. 내년 1월 3일 개봉.
news100@fnnews.com 이지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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