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3.0… 개인별 맞춤행복
정부 부처간 '칸막이' 제거로 압축되는 '정부 3.0'은 박 당선인의 대표적인 대선 공약 중 하나다.
'투명한 정부, 유능한 정부, 서비스 정부'라는 개념을 근간으로 한 '정부 3.0'은 공개·공유·협력을 정부 운영의 핵심가치로 삼고 있다. 일방향의 정부 1.0을 넘어 쌍방향의 정부 2.0을 구현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인별 맞춤행복을 지향하는 정부 3.0 시대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박 당선인은 지난해 7월 대선 출마 선언 후 첫 대선공약으로 정부 3.0을 제시하며 "정보 공개 범위를 대폭 확대해 국정운영의 신뢰성을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개인별 맞춤 행복을 지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공공정보 민간활용에 관한 법을 제정해 공공정보를 민간이 창의적으로 활용케 함으로써 최대 42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했다.
2차 인수위원 명단 발표에서 총괄간사격인 국정기획조정분과 간사에 정치권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행정학자 유민봉 성균관대 교수가 '깜짝' 발탁되고 분과 인수위원으로 전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정부개혁추진단장인 옥동석 인천대 교수가 임명된 것도 박 당선인의 '정부 3.0' 추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읽힌다.
■경제민주화 앞서 '성장' 방점
박 당선인의 경제철학의 핵심은 '성장'과 '경제민주화'다. 박 당선인은 후보시절 성장과 분배는 따로 가는 것이 아니라 선순환을 통해 같이 가는 것이라며 '투트랙(two track)' 전략을 제시했다. 하지만 당장 대내외 경제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성장과 경제민주화를 함께 챙기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내적으로도 내수소비를 짓누르고 있는 가계부채를 해결하고 '빨간불'이 켜진 수출전선을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는 성장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LG경제연구원 배민근 책임연구원은 "성장이 담보돼야 복지나 경제민주화도 가능하다"며 "세계 경제가 불안한 상황에서 최근처럼 원·달러 환율까지 빠르게 떨어지면 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 있고 '박근혜 정부'의 안정적인 경제운용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정책을 다룰 경제1, 2 분과에 국가미래연구원 소속 의원들이 대거 참여한 점도 박 당선인이 '성장'에 방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해석에 힘을 싣게 한다.
경제민주화와 함께 경제성장도 중시해야 한다고 주장한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이 이번 인수위 인선에 빠지긴 했지만 경제1, 2 분과 인수위원으로 이름을 올린 홍기택 중앙대 교수와 서승환 연세대 교수 모두 국가미래연구원 출신이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우파' 색채가 강한 학자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박 당선인이 후보 선출 이후 국민대통합·일자리(복지)와 함께 3대 핵심 과제로 강조해 온 '경제민주화'는 강도가 약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대통합 방안 인수위서 논의
박 당선인의 대통령 당선 첫 일성은 '대통합'이었다. 당선 확정 후 기자회견에서 그는 "과거 반세기 동안 극한 분열과 갈등을 빚어왔던 역사의 고리를 화해와 대탕평책으로 끊도록 노력하겠다"며 '국민대통합'을 강조했다.
박 당선인은 선거 기간 동안에도 대통합을 강조하며 구민주계인 호남인사 영입과 부마행쟁 피해자들의 피해대책 방안 약속으로 이들의 지지선언을 이끌어냈다.
국민대통합은 선대위에 이어 인수위에서도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이 지난해 말 발표 당시와 달리 지난 4일 인선에서 인수위원으로 확정됐다.
9개 분과 소속이 아니면서 인수위원이 된 경우는 대변인 말고는 한 위원장이 유일하다. 그만큼 박 당선인의 국민대통합에 대한 강력한 의지 표명으로 해석된다.
박 당선인이 지난 4일 인수위원을 발표하면서 "인수위 단계부터 '국가지도자 연석회의'를 운영하겠다"고 언급한 것도 국민대통합을 의식한 대목으로 보인다. 새 정부 출범 후에도 국민대통합위원회는 청년특별위원회와 함께 대통령 직속 기구로 계속 운영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새누리당 지도부가 지난해 12월 31일 지도부가 자살한 한진중공업 직원의 빈소를 방문한 데 이어 지난 4일 이한구 원내대표 등이 경기도 평택 쌍용차 공장을 찾아 사태 해법을 모색한 것은 인수위 활동에서 국민대통합 차원의 구체적 해법이 논의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ch21@fnnews.com 이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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