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사에는 정치적 멘토로 꼽히는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이 대통령의 대학 동기로 후원자인 천신일 전 세중나모여행 회장, 이 대통령 사돈인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장남 조현준 효성그룹 사장 등이 포함됐다. 박 당선인 측은 즉각 "국민 여론을 무시하고 대통령 권한을 넘어선 것"이라며 강력하게 비판, 신.구 정권의 관계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분석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제6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권재진 법무부 장관이 즉석 안건으로 상정한 사면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특사와 관련, "우리 정부 출범 시 사면권을 남용하지 않을 것이고 재임 중 발생한 권력형 비리에 대한 사면은 하지 않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려 노력했다"면서 "이번 사면도 그러한 원칙에 입각해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특사대상은 모두 55명으로 최시중 전 위원장과 천신일 전 회장 외에 박희태.박관용 전 국회의장과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 서청원 전 친박연대 대표도 포함됐다. 특히 최 전 위원장과 박희태 전 의장은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 캠프의 '6인 회의' 멤버 출신으로 현 정부 창업공신이어서 박 당선인 측에서 특사를 반대한 주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경제인으로는 조현준 사장을 비롯해 남중수 전 KT 사장, 권혁홍 신대양제지 대표, 김길출 한국주철관공업 회장, 김영치 남성해운 회장, 김유진 휴니드테크놀로지스 회장, 정종승 리트코 회장, 신종전 한호건설 회장, 한형석 전 마니커 대표가 특별 사면 및 복권을 받았다. 용산참사와 관련해 복역 중인 6명 중 배후조종 역할을 한 1명을 제외한 철거민 5명 전원이 특별사면을 받았다.
다만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김윤옥 여사의 사촌오빠인 김재홍씨,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등은 특사대상에서 빠졌다.
이 같은 특사 단행에 대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윤창중 대변인은 "이 모든 책임은 이명박 대통령이 져야 할 것"이라며 이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민주통합당 박기춘 원내대표 역시 "법치를 무너뜨린 대통령 측근에 대한 특혜"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미래 권력이 한목소리로 특사를 비판함에 따라 곧 과거 권력이 되는 이 대통령은 물론 이명박 정부 인사들도 새 정부에서 운신 폭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courage@fnnews.com 전용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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