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가 30일 오후 4시 힘차게 하늘로 솟아올랐다. 우리 국민의 11년 염원과 좌절, 기다림이 멋지게 보상받는 순간이었다.
우리 우주센터에서 쏘아올린 최초의 발사체인 나로호 발사 성공으로 우리나라는 열한 번째로 우주클럽(Space club)에 진입했다. 세계 11대 우주강국에 올라선 셈이다.
우주클럽은 자국 영토에서 자국 기술로 인공위성 및 우주선 발사가 가능한 국가들의 모임이다. 러시아, 미국, 프랑스, 일본, 중국, 영국, 인도, 이스라엘, 이란, 북한 등 10개국만이 가입됐다.
경제적 파급 효과도 상당하다. 산업연구원이 분석한 결과, 총 5205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나로호 개발 및 발사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최대 2조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항공우주산업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대경제연구원 김광석 선임연구원은 "400명의 연구인력 및 300명의 산업인력이 러시아와 나로호 개발.발사를 공동 진행하면서 우주발사체의 첫 개발단계부터 마지막 발사까지 전 과정의 기술을 습득했다"며 "이번 사업에 참여한 현대중공업과 대한항공, 한화 등 국내 기업들은 발사체 기술을 확보하는 동시에 이를 상업화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나로호 발사 성공은 국내 항공우주산업의 수출 증대에도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항공우주산업의 내수 대비 수출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로, 2010년 국내 항공우주산업 총생산액 중 수출 비중은 41.2%에서 2012년 51.9%로 증가했다.
이 밖에 고부가가치의 지식기술집약산업 전반에 걸쳐 수출 증진 효과에다 우주관련산업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우주관련산업은 크게 위성산업과 방위산업으로 구분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나로호 발사를 계기로 위성·방위산업이 2013년 2조1679억원에서 2020년 5조4685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기술 수준, 정부의 연구개발 투자 및 민간기업의 참여 등이 초기단계라 우주산업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어서다.
김 선임연구원은 "세계적으로 우주산업 정부예산이 증가 추세에 있지만 한국은 감소 추세여서 우주산업 선진화에 역행하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우주개발 수요에 대응하고, 한국의 우주산업을 가속화하기 위해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선진국들의 우주산업 상업화는 이미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 민간우주업체인 스페이스 엑스는 설립 10년 만인 지난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물자를 실어 나르는 '팰컨 9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해 우주상업시대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ironman17@fnnews.com 김병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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