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신세계·롯데 등 유통가 초비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2.07 17:11

수정 2013.02.07 17:11

"경기불황으로 매출 등 실적도 뚝 떨어졌는데 오너까지 조사를 받아 말 그대로 '멘붕' 상태다."(A그룹 관계자)

신세계·롯데 등 유통업체들이 '초비상' 상태다. 경제민주화 한파로 인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검찰 수사를 비롯해 국회 국정감사 불출석을 이유로 오너가 정식 재판에 회부되는 등 정신을 차리기 힘들 정도로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최근 단호해진 사법부의 경향을 들어 "적어도 한두 가지 혐의에 대해서는 그룹 최고위층의 사법처리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신세계 창사 이래 최대 위기

신세계는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서울지방노동청은 7일 검찰의 지휘를 받아 이마트의 노조원 사찰 의혹과 관련, 신세계 이마트 서울 성수동 본사와 지점 등 13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이에 앞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지난 5일 검찰에 소환돼 12시간가량 조사를 받았다. 신세계의 베이커리 계열사인 '신세계 SVN' 부당지원 혐의 때문이다.

신세계는 한마디로 정신이 혼미할 정도로 충격을 받은 상태다. 계열사 빵집 부당지원 혐의를 비롯해 노조 탄압 혐의, 국회 국감 불출석에 따른 정식 재판 회부 등 3개나 얽혀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계열사 부당 지원의 경우 검찰에서 충분히 소명한 것이고, 국회 불출석에 대해서도 검찰이 약식 기소한 사안"이라며 "세 가지 일이 한꺼번에 터져 그룹 전체가 초비상 상태"라고 전했다.

■유통그룹 전반으로 확산되나

롯데그룹도 분위기가 좋지 않다. 국회 불출석 때문에 신동빈 회장이 정식 재판에 회부됐기 때문이다.

롯데 관계자는 "처음 있는 일이어서 당황스러울 뿐"이라며 "재판에 회부된 사안이어서 코멘트할 것이 없지만 아쉬운 대목이 많다"고 했다.

일부에선 새 정부 출범 이전에 검찰과 법원, 경찰 등이 '코드 맞추기' 경쟁을 하는 것 아니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경제민주화에 편승해 대기업을 너무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상생이라는 명분 때문에 이미 유통 대기업 '목 조르기'가 시작된 것 같다"면서 "경기불황과 재판 회부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유통업계의 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파리바게뜨(SPC그룹)와 뚜레쥬르(CJ푸드빌) 등을 운영하는 외식.제빵 대기업도 불똥이 떨어졌다. 지난해부터 쉽사리 결론 내지 못했던 서비스업 중기 적합업종 지정이 경제민주화 영향으로 지난 6일 한 달 만에 이뤄지면서 출점 자체가 사실상 금지됐기 때문이다.

제빵.외식전문기업들은 경영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출점이 줄어들면 관련 인력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고, 매출 목표도 수정해야 한다.

■성장동력 훼손 우려

특히 업계는 국내 사업이 타격을 받게 되는 만큼 해외 사업 계획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국내 사업이 어려워지면 긴축 경영에 나설 수밖에 없는 만큼 해외 투자 규모도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해외 매장은 대부분 직영으로 운영하는 투자 개념이어서 이익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면서 "국내 시장이 어려워지면 지속적인 해외 사업 투자가 어려워진다"고 토로했다.

CJ푸드빌의 경우 오는 2017년까지 전 세계 1만개 매장을 운영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해외 사업 계획 수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SPC그룹도 지난해와 같은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SPC 관계자는 "여러 가지 규제 이슈가 예고돼 제대로 된 계획을 세울 상황이 아니었다"면서 "신규 출점이 어려워진 만큼 긴축 경영을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sdpark@fnnews.com 박승덕 장용진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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