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까지 인천공항에서 직항 이용 시 약 12시간(대한항공 기준)이 소요되는데 우리나라에서 이탈리아에 가는 직항편이 많지 않으므로 시간이 빠듯한 신혼여행객은 예약을 서둘러야 한다. 화폐는 유로를 사용하고(2월 14일 기준 1EUR = 1,451.80KRW) 여행물가는 우리나라보다 약간 비싼 편이다.
지역에 따라 대륙성, 지중해성, 아열대성 기후가 달리 나타나는데 주요 여행지는 우리나라 기온과 거의 비슷하거나 조금 따듯하다. 시차는 우리나라보다 8시간 늦고(겨울) 전압은 220V를 사용한다.
◇ 로맨틱, 로마 : 로마의 휴일
“내가 살아있는 한 나의 기억 중에서, 이곳의 방문을 소중히 여길 것입니다.” 로마의 휴일 중에서,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인 조를 바라보며 앤이 하는 말이다.
로마의 휴일은 무명이나 다름없던 오드리 헵번이 스타덤에 오를 수 있었던 영화로 유명하다. 유럽 각국 방문차 잠시 로마에 들렀다가 일탈을 시도한 공주 앤(오드리 헵번 분)은 신문기자
조(그레고리펙 분)와 우연히 만나 한 여름 밤의 꿈같은 사랑에 빠지고, 두 사람은 로마의 곳곳을 누비며 각자에게 주어진 찰나의 순간을 만끽한다.
두 사람이 스페인광장의 계단에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과 자전거를 타고 시내를 누비는 장면, 진실의 입에 손을 넣으며 장난을 치는 장면 등이 여러 매체를 통해 회자됐다. 보르게제 미술관, 해골사원, 캄피돌리오 광장, 트래비분수, 판테온, 나보나광장, 콜로세움, 팔라티노, 포로로마노, 진실의 입 등이 주요 관광지로, 로마의 역사에 대해 미리 공부하고 가면 좋다. 수 세기 동안 역사적, 종교적, 문화적으로 전 세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며 수많은 문화유산을 남긴 도시여서 배경 지식 없이 둘러보면 큰 감흥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로마 바로 옆에 있는 ‘교황의 나라’ 바티칸 시국도 시간을 내 들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또 이탈리아 모든 도시가 그렇지만, 날이 조금만 따듯해져도 여행객으로 북적이는 탓에 이동에 주의해야 한다. 소매치기를 조심해야하는 것은 물론이고 많은 사람에 치여 피곤할 수 있으므로 짐은 최소화하고 햇빛을 차단하는 소지품만 지니는 게 좋다.
◇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는 곳, 피렌체 : 냉정과 열정사이
“두오모는 연인들의 성지래.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는 곳. 언젠가 함께 올라가 줄래?” 냉정과 열정 사이 중에서 준세이에게 영원히 자신을 마음에 간직해 달라며 전하는 아오이의 말이다.
서른 살 생일은 피렌체에서 보내고 싶다며 미래에 그곳에서 함께하고 싶다고 말하는 스무 살 아오이와 그러자고 약속하는 준세이. 10년 후, 사랑이 끝나고 오해가 쌓여있는 두 사람이 기억 속 약속의 날을 앞두고 두오모를 찾는다. 냉정과 열정 사이는 서툴렀던 첫사랑과 아련한 옛 기억을 회상하게 하는 대사와 아름다운 음악으로 많은 청춘의 마음을 흔들어, 이후 '냉정과 열정 사이' 때문에 피렌체로 떠나는 사람들을 만들어 냈다.
영화에서처럼 두오모의 쿠폴라에 올라 바라보는 전경과 미켈란젤로 언덕에 올라 바라보는 도시의 전경이 피렌체에서 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것으로 꼽힌다. 이외에 토르나부오니 거리, 산 로렌초 성당, 산타 크로체 성당, 가죽시장, 아카데미아 미술관, 시뇨리아 광장, 우피치 미술관, 베키오다리, 피티 궁전, 산타크로체 광장 등이 관광포인트다.
아일랜드테이크 관계자는 “피렌체는 작은 도시지만, 1박이나 무박 일정으로 짜는 것보다는 2박 이상 잡고 여유롭게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관광 코스 중 하나인 명품 아울렛 더 몰(The mall)에 다녀오는 데만 반나절이 훌쩍 넘게 걸려 자칫하면 도시 관광에 써야 할 시간을 뺏길 수 있어서다. 시간을 넉넉하게 잡아 피사의 사탑이 있는 '피사'와 '친퀘테레' 등 근교 지역까지 충분히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매력, 베네치아 : 투어리스트
“난 후회 안해요. 당신하고 키스한 거.” 투어리스트 중에서 자신을 이용한 엘리제를 두고 프랭크가 하는 말이다.
우울함을 떨치기 위해 여행에 나선 프랭크(조니 뎁 분)와 애인의 행적을 감춰주기 위해 프랭크를 이용하려는 엘리제(안젤리나 졸리). 투어리스트는 베네치아의 아름다운 풍경을 무대로 두 사람의 얽히고설킨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베네치아의 풍경을 그 어떤 영화보다도 아름답게 담아냈다는 평을 들었다.
물길 위에 들어선 매혹의 도시, 베네치아의 모든 길은 리알토다리로 이어진다. 그 길의 종착지는 산마르코 광장. 아일랜드 테이크 관계자는 도보로 도시 모든 곳을 둘러보는데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을 들어 일정이 빠듯한 신혼여행객은 하루 정도의 시간을 할애하라고 추천했다.
산타루치아 중앙역에 낮에 도착해 도시를 둘러보고 다시 역으로 돌아오는 코스인데, 바포레토를 타고 리알토다리에서 내려 다리를 건너고, 이정표의 San Marco를 쫓아 산마르코 광장에 도착해 해 질 녘 풍경을 본 후 다시 바포레토를 타고 산타루치아 중앙역으로 가면 된다.
/wedding@fnnews.com 파이낸셜뉴스 웨딩뉴스팀 김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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