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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폭탄에 대형병원들 ‘에너지 절약’ 잰걸음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2.19 16:33

수정 2013.02.19 16:33

전기료 폭탄에 대형병원들 ‘에너지 절약’ 잰걸음

올해 들어 한국전력에서 전기료를 평균 4% 올림에 따라 병원들도 에너지 폭탄을 피하기 위해 절약에 동참하고 있다. 전기요금은 가정용 2%, 상가와 건물에서 쓰는 일반용은 4.6%, 공장에서 쓰는 산업용은 4.4%가 인상됐고 심야시간대 전기료도 5% 올랐다.

■서울아산병원, 연간 20억원 절감

19일 병원계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은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에너지 절감 운동을 벌여 약 20억원을 절감했다.

이 병원은 연간 30만가구가 한 달간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를 사용하는 초대형건물이다. 연간 전기 9300만㎾h, 도시가스 약 940만㎥, 물 약 130만㎥를 사용한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200억원 정도다.

에너지 절감을 위해 시설팀은 지난해부터 △서관 원형 매입등 발광다이오드(LED)램프 교체 △노후설비 교체 시 고효율 기기 적용 △옥상 녹화사업 등 약 80건의 시설 및 장비교체 등을 진행했다.

또 신관과 기숙사를 신축하면서 태양광 발전 시스템도 구축했다.
올해도 신관에 원형매입등 LED 교체, 고효율 모터를 적용한 동관 승강기 12대 교체 등 설비 개선을 계속할 예정이다. 또 실내난방, 온수제작을 위한 보일러 중 노후 설비를 에너지 소모가 적은 고효율 제품으로 교체할 예정이다.

서울아산병원 임종만 시설팀장은 "시설 보수와 교체 등으로 인한 에너지 실천은 계속 진행할 것"이라며 "직원들이 에너지 절약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에너지 패트롤 직원'이 방문·지도해 절감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 전기 절약장치 도입

세브란스병원도 지난해 순수 전기료가 83억여원에 달한다. 병원 측은 그동안 전기요금 절약 및 전력피크의 변동사항을 확인하고, 안정적인 전력운용을 위해 에너지 절감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최대전력을 관리해 왔다. 많은 전력이 사용되는 급수펌프를 오전 6시 이전에 완료하고, 집하장용 변압기도 전력이 많이 사용되는 오전 10~12시, 오후 2~3시를 피해 사용했다.

또 전력사용 단계별로 자동, 수동의 운전 방법을 달리해 지난해 약 1321㎾의 전력을 절약했고, 건물별 주차장에 급.배기팬 제어가 가능한 전산 프로그램을 활용했다. 공조기, 냉동기까지 전력절감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건축 중인 에비슨의생명연구센터와 암병원에도 신형 전기 절약 장치를 도입할 예정이다.

■삼성서울병원, '3고' 운동 전개

삼성서울병원도 연간 90억원의 전기료를 지불해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전 직원 대상으로 컴퓨터 및 사무실 전등 끄기, 퇴근 한 시간 전 개별 냉방기기 전원 끄기, 사용하지 않는 전원기구 전원 코드 빼기, 3개층 이하는 계단으로 걷기 등의 '끄GO 빼GO 걷GO'의 '쓰리고(GO)'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6월 말부터 상의 재킷을 착용하지 않는 쿨비즈 복장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삼성서울병원은 정부 차원에서 예비전력이 300만㎾ 미만 상황인 '주의' 경보가 발령되면 간부들에게 문자메시지를 전송해 해당 부서는 물론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원까지 줄일 수 있도록 에너지 절감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비상상황 실천계획을 수립해 운영 중이다.

삼성서울병원 박학준 전기자동화팀장은 "혹시라도 모를 블랙아웃이라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해도 환자 수술과 치료 등에 차질이 없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며 "평소 전국적으로 에너지 부족상태인 주의경보가 발동하면 전 직원이 에너지 절감에 적극 동참해 에너지 최악의 상태를 맞지 않도록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삼성서울병원은 지속적으로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는 노후장비 교체와 환절기 외기 냉방 및 인버터 도입, 심야공조 운영변경, 회전문 도입, 고효율 LED 교체 등 에너지 절감 제품의 도입을 통해 에너지 절감운동에 적극 나서 연간 5억여원을 절감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연간 4억원 절약

서울성모병원은 지난해 약 1300t의 온실가스 감소효과와 약 4억원의 에너지 절약을 실천해 약 47억원을 전기료로 지불했다.

서울성모병원 관계자는 "병원에는 무균실의 의료장비, 클린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에너지 양이 있기 때문에 에너지를 줄이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라며 "이 때문에 조명, 냉난방온도 제어, 열기기관리, 전력제어 등을 중심으로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조명은 절전 램프로 교체하고 외곽조경등을 밤에 소등하는 등 에너지 사용량을 최소화하고 겨울에는 입구에 바람막이 천막설치로 열손실을 최소화한다. 또 병원의 전력 피크시간대인 오전 9시~오후 4시까지 열병합발전시설(자가 발전시설)을 사용해 한전에서 들어오는 전기 사용량을 줄이고 있다.


대형병원들이 에너지 절감을 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정부가 2010년 제정한 '저탄소 녹색 성장 기본법 시행령'에 따라 에너지 다량배출사업체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감축률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과태료를 내야 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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